“동성 강간에 2년형 선고”…동성·이성 각각 처벌 달라

동성 강간은 유사강간죄 적용…“이성애 중심 현행법 한계”

국민일보DB

동성을 강간하면 강간죄가 아닌 유사강간죄가 적용돼 이성 간의 강간보다 약한 처벌을 받는다는 현행법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진혁)는 지난달 23일 피해자 남성을 때려 정신을 잃게 만든 후 항문 성교를 한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에게 적용된 죄명은 강간이 아닌 유사강간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강간죄는 남녀 간의 성기 결합을 죄의 성립 요건으로 삼는다. 동성이 성폭행한 경우 성기 간의 삽입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동성 간 강간은 지난 2012년 유사강간죄가 신설되기 전에는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했다. 2012년에도 시대 상황을 반영한다는 이유로 보다 엄격한 처벌을 위해 유사강간죄를 신설했다. 유사강간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성기를 제외한 신체 내부에 성기를 삽입하거나, 항문에 성기를 제외한 신체나 도구를 넣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다.

유사강간죄는 징역 2년 이상의 형으로 규정돼 징역 3년 이상인 강간죄보다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볍다. 동성 간 강간이 이성 간 강간보다 가볍게 처벌되는 게 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피해자 관점에서는 같은 성폭력이지만, 이성애 중심적 관점으로 정해진 현행법 상에서는 처벌 수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박인숙 변호사는 “동성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이유로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은 것은 모순적”이라며 “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를 강간죄에 포함하는 등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외에도 다양해지는 성범죄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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