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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체포된 포항 고양이 살해범…알고보니 연쇄 가능성

길고양이 살해 후 초교 앞 사체 매달아둔 30대男
2020년 포항 시내 동물학대 사건과 지문 동일

지난 21일 경부 포항 북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 매달려 있는 고양이 사체(왼쪽)과 2019년 한동대 앞에 적혀 있던 경고 문구. 카라 제공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경북 포항에서 새끼 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초등학교 통학로에 사체를 매달아 놓은 30대 남성이 붙잡힌 가운데 이 남성이 3년 전 ‘한동대 길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의 범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조사에서 A씨의 행적과 지문을 대조한 결과 지난 2020년 3월 포항 시내 중앙상가에서 발생한 동물학대 용의자의 지문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에도 고양이 사체는 벽에 매달린 채로 발견됐다. 두 사건 모두 유사한 수법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A씨가 2019년 ‘한동대 길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의 범인일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2019년 3월 한동대에서는 앞발이 잘린 고양이 5~10마리가 연달아 발견된 바 있다. 이를 본 학생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직까지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동물단체는 그간 2020년에 발생한 포항 시내 학대 사건과 2019년 한동대 사건 모두 동일범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동물단체 회원들은 “한동대 동물학대 사건은 길고양이 앞발 등을 잔혹하게 훼손해 죽인 후 나무에 매달아 놓은 사건”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범인을 반드시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당시 포항 북구 한동대에 길고양이에 밥을 주지 말라며 붙인 경고문(왼쪽)과 스프레이 문구. 카라 제공

특히 2019년과 2020년 사건의 현장에는 고양이 사체와 경고문이 남겨져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고문은 “고양이 급식 활동을 중단하라. 중단하지 않으면 고양이에게 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비슷한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점이 A씨의 수법과 유사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이다. 최근 초등학교 근처에서 새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을 때도 현장에는 어김없이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포항시를 사칭하며 “야생 고양이 불법 먹이 투기 행위 금지” “야생 고양이 불법 먹이 투기는 명백한 불법 행위며 범죄다” 등의 메시지를 남겨뒀다. 해당 문서에는 포항시의 로고가 부착돼있었지만, 경찰 측은 포항시가 아닌 다른 이가 임의로 붙인 안내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포항북부경찰서는 30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A씨(31)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1시30분쯤 포항시 북구 양학동 초등학교 인근의 한 건물에 있는 고양이 먹이터에서 태어난 지 4개월 가량된 새끼 고양이를 고문하고 죽인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자신의 소유가 아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나 범행 일체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2019년 이후 포항 북구 일대에서 일어난 동물 학대 사건 10여 건도 A씨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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