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전세계가 에너지 대란…일본은 관공서 소등, 남미·아프리카선 폭동까지

연료비 인하를 요구하며 열흘째 반정부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는 에콰도르 원주민들이 지난 6월 22일(현지시간) 수도 키토의 한 공원에서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세계가 에너지 대란으로 신음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료비가 급등한 가운데 폭염까지 가세하면서 지구촌 곳곳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관공서 소등까지 나서고 있으며, 남미와 아프리카 등에선 폭동까지 발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전력 수요가 많은 요즘 정전에 취약할 수 있다고 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일본은 액화천연가스(LNG)를 통한 전력 공급에 크게 의존하는데 LNG는 비축이 어렵고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는 일본은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2일 도쿄 기온은 8일 연속 35도를 넘겼다. 온도가 8일 연속 35도를 넘었던 적은 기상 관측 기록이 남아 있는 1875년 이후 단 한 번밖에 없던 일이다. 일본 소방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4500명 이상이 온열 질환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의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했으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화력 발전소도 문을 닫은 상태다.

폭염에 전력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일본 당국은 절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 북부 6개 현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도호쿠전력은 “이번 주에 모든 고객에게 전기를 계속 공급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가능한 많은 전력을 절약해달라”고 요청했다.

관공서도 절전에 동참하고 있다. 사무실에 불을 끄고 일을 하는 식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도쿄도청에 있는 대부분의 전등은 꺼져있다”며 “냉장고도 더 높은 온도로 설정하길 제안한다”고 호소했다.

치솟는 연료비는 정치권과 사회안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연료비 급등으로 생활고가 심해지자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아프리카 가나에서는 연료비 급등과 인플레이션 등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총을 겨누는 상황이 벌어졌다.리비아에서는 생활고에 분노한 시민들이 의회에 난입해 건물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미용사들이 손님 머리를 자르기 위해 휴대전화 불빛을 사용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가게 전등을 켜기 위한 발전기를 가동할 만큼 휘발유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기존보다 약 9천만명가량이 추가로 전력 소비 자체를 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 코넬대 교수는 NYT에 “에너지 가격과 식량 가격의 동반 인상은 거의 모든 나라의 빈곤층에는 치명타”라며 “장기간 지속되면 지구촌 곳곳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공행진 중인 연료비에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 라이언 에어(Ryan air)는 항공운임 인상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는 “항공운임이 수익을 내기에는 너무 저렴해졌다”며 “향후 5년 동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어리 CEO는 “우리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까지 향후 4∼5년간 유가가 구조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라이언에어의 평균 운임은 중기적으로 현재 40유로에서 50∼60유로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