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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목적’ 재개발 지역 전입신고 거부는 위법”

구룡마을 선고 거부한 동장 상대 소송
법원 “재개발 보상 노린 증거 없다”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이라도 실거주 목적의 전입신고라면 지방자치단체가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는 A씨(85)가 “구룡마을 주민등록 전입신고 수리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 강남구 개포1동 동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최근 원고 승소 판결했다.

고령인 A씨는 지난해 배우자와 사별한 후 구룡마을의 큰 아들 집에 머물기로 했다. 큰 아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도시개발사업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이었다. A씨는 지난해 7월 전입신고를 했지만 동주민센터는 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제한하고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A씨는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가 실제로 아들 집에 30일 이상 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의 A씨 휴대전화 통화 발신 자료에 따르면 아들 집에 머무르기 시작한 이후부터 그의 주 발신 지역은 전입신고지 인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개포1동 주민센터 담당자가 세 차례 불시에 전입신고지를 방문해 A씨가 실제 거주하는지 조사했는데, 세 번 모두 그가 옷가지를 가지고 신고지에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A씨는 구룡마을에서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30일 이상 실제 거주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한 것이 인정되면 행정청은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례를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동주민센터는 A씨 측이 보상 등을 목적으로 위장 전입하기 위해 전입신고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막연한 추측 외에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도 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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