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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가격↑… 반도체·스마트폰·가전 하반기 ‘빨간불’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하면서 가전, 스마트폰, PC 등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요도 함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스마트폰 등이 동시에 부진에 빠지면 한국 경제 전반에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IT 기기 출하량이 2021년보다 7.6% 감소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PC는 9.5%, 태블릿은 9%, 스마트폰은 7.1%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 란짓 아트왈은 “지정학적 격변, 높은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및 공급망 불안 등 ‘퍼펙트 스톰’의 영향으로 전 세계 디바이스 비즈니스와 소비자 수요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주요 제품 수요 둔화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선스는 매출 77조2218억원, 영업이익 14조695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21%와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각각 1.57%와 3.84% 감소했다. LG전자는 2분기 매출 19조4379억원, 영업이익 86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달 전보다 각각 0.1%와 6.3% 낮아진 수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TV, 스마트폰 등은 수요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 단위로 판매 상황을 점검하면서 생산량 조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하반기부터는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불황이 오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지만, 지금처럼 복합적인 위기가 올 때는 딱히 전략을 세우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14 초도 생산량을 당초 9000만대에서 10%가량 줄일 것이라고 대만 디지타임스가 보도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3억3400만대로 잡았다가 최근 이를 3억대 미만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급형인 갤럭시 A부터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 S22 시리즈까지 전체적으로 수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단, 8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폰은 사활을 걸고 판매량을 늘린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폴더블폰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할 계획이다.

수요 부진으로 제품 생산이 줄어들면 반도체 업체들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실적 전망치를 90억 달러에서 72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마이크론은 애플, 모토로라, 에이수스 등 주요 기기 업체들에게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고객들이 재고를 조정하고 있으며,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CNBC가 전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마이크론과 비슷한 대응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도 가팔라질 수 있다.

디지타임스는 애플, AMD, 엔비디아 등 TSMC의 주요 고객사들이 5나노 공정 주문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인한 그래픽카드 수요 감소와 PC, 스마트폰 등에 필요한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모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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