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중 도자기 ‘쨍그랑’ …법원 “국가 배상책임”

감정 결과 편차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배상액은 2000만원으로 제한

국민일보 DB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중국 황실 유물이 깨졌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법원은 “국가와 지자체에 책임이 있다”며 소유주에게 일부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광주고등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최인규)는 4일 도자기 소장자 A씨가 국가와 고흥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2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35년까지 중국 고대 도자기 등 총 4197점을 고흥군에 임대하기로 계약했다. 임대료와 운반비, 보험료 등을 이유로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개관 전까지 2억4000만원, 개관 후에는 문화관 관람료 수입액 중 일부를 받기로 합의했다.

이후 A씨의 도자기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경찰은 지난 2018년 고흥군 2청사 기록전시관 수장고에서 수사하던 중 그만 사고를 냈다. 계속되는 주의 요청에도 도자기를 한 손으로 뒤집어 들어 올리다 바닥으로 떨어뜨려 뚜껑 꼭지 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수사과저 중 경찰의 부주의로 10억 상당의 감정을 받은 중국 황실 도자기가 깨졌다. SBS 캡처

해당 도자기는 중국문화유산보호연구소가 1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감정한 600년 가까이 된 도자기다.

A씨는 “경찰이 미안하다고 말하기는커녕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고흥군 관계자도 경찰들에게 도자기 취급 방법을 사전에 안내하지 않았고 위험천만한 압수수색 과정을 그저 팔짱을 낀 채 쳐다만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A씨가 군과 맺은 유물 임대차 계약 약정에는 군이 임대 유물 관리에서 부주의로 인한 과실 시 책임진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A씨는 국가와 고흥군을 상대로 7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고흥군은 수장고에 출입하기 전 경찰에 취급방법에 관한 주의사항을 안내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다룬 과실로 도자기가 파손된 만큼, 국가는 소속 공무원의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감정 결과의 편차가 상당한 점, 감정평가의 근거가 구체적이지 않은 점, 한국고미술협회의 ‘외국도자기는 고미술시장에서 거래가격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2000만원으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고흥군은 “대법원에 상고를 신청한 상태”라며 “군 직원이 깨트린 것도 아니고, 중국 황실 도자기인지 아닌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군의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kbc 광주방송에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하면서 손실보상제도가 있다는 점을 알려줬다”며 “파손 물품에 대해 국과수 의뢰로 성분분석을 해보자고 제안했지만 A씨가 경미한 과실인데 그냥 (파손 물품을) 가져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찬규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