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기관 자체 혁신안 퇴짜놓은 원희룡…군기 잡기 본격화?

28개 산하기관 불공정행위·악습 개선 추진 선언


국토교통부가 민·관 합동기구를 만들어 산하 공공기관의 불공정 행위나 악습 등을 개선하기로 했다. 다만 공공기관 혁신과 관련해 부채 감축과 경영 효율화 수준을 넘어 불공정 행위 등까지 들여다보기로 한 것을 두고 윤석열정부의 ‘공공기관 군기 잡기’가 본격화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산하 공공기관의 혁신을 위해 민간전문가들과 태스크포스(TF)를 즉각 구성해 공공기관의 혁신안을 되짚어 보고 자체적인 혁신 과제와 방법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23일 28개 산하 공공기관들에 1주일 내 자체 혁신 방안을 만들어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각각 낙제점인 E등급이나 D등급을 받으면서 보유 자산 매각 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이에 따라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각각 정원 동결과 청사 신규 매입 취소, 비핵심자산 매각, 경상경비 감축 등의 혁신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원 장관은 “기관 본연의 임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고 공공기관의 독점적 지위에서 나오는 각종 불공정이나 부도덕한 행위 등 뿌리 깊은 악습을 개혁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산하 공공기관 혁신 과제를 되짚어 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 장관이 산하기관들이 내놓은 자체 혁신안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으면서 ‘부족하다’고 질타만 한 것을 두고 공공기관 군기 잡기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올해 최대 30조원의 부채가 예상되는 한국전력이 해외 사업 정리와 보유 부동산 매각 등 6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직접 발표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전 정권에서 임명한 기관장들이 대부분 그대로 있는데 나가라 할 수 없으니까 본격적으로 압박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실제 원 장관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 등 경영 지표보다는 일감 몰아주기, 인사청탁, 내부자 이해 집단 유착 등을 강조하며 “7~8월까지 이 고리를 끊으려는 조치를 추진하고 8월에 중간발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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