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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일러” 조코비치, 신성 시너 꺾고 준결승 진출…윔블던 4연패 순항

0-2→3-2 노련미 앞세워 대역전승, 60번째 ‘조코비치 대 나달’ 레전드 매치 임박

‘리빙 레전드’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3위‧세르비아)가 6일(한국시간) 2022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에서 2001년생 신성 야닉 시너(13위‧이탈리아)에 3-2(5-7, 2-6, 6-3, 6-2, 6-2)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선착했다.

노박 조코비치. AFP연합뉴스

디펜딩챔피언이자 윔블던 4연패에 도전 중인 조코비치는 시너를 제압하고 개인 통산 11번째 윔블던 4강에 올랐다. 2017년 8강 기권을 마지막으로 2018년부터 이 대회에서 단 한 차례 패배도 없이 26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두 번만 더 이기면 윔블던 7번째 우승과 함께 통산 그랜드슬램 획득을 21회로 늘려 ‘GOAT(역대 최고 선수)’ 경쟁자 라파엘 나달(22회)의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노박 조코비치. AFP연합뉴스

1세트 초반 시너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0까지 기분 좋은 리드를 이어갈 때만 해도 조코비치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긴장이 풀린 시너가 손목 힘을 활용한 질 좋은 리턴과 빠른 발로 조코비치의 영역인 스트로크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세컨 서브를 집중 공략한 시너의 날카로운 리턴에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연이어 브레이크 당하며 첫 세트를 5-7로 빼앗겼다. 2세트 역시 넓은 활동 범위와 날카로운 패싱샷으로 상대의 진을 뺀 시너가 일방적 흐름 속에 6-2로 손쉽게 가져갔다. 대이변이 목전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야닉 시너. AP뉴시스

하지만 젊은 시너가 눈 앞에 아른거리는 대어에 급격히 흔들린 데 반해 노련한 조코비치는 특유의 ‘좀비 모드’를 발동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서브 성공률을 높이며 3세트를 6-3으로 가볍게 제압, 반격에 나섰다. 4세트에서도 조코비치의 리드는 계속됐다. 게임 스코어 5-2에서 운동량으로 수세를 커버하던 시너가 드롭샷을 받으려 전력으로 질주하다 미끄러지며 왼쪽 발목을 접질리는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판세가 완벽하게 기운 분수령이었다. 부상 장면에서 조코비치는 네트를 넘어가 라켓을 던지고 시너를 부축해 일으키는 스포츠맨십을 선보이기도 했다.

야닉 시너와 노박 조코비치. AP뉴시스

5세트 역시 4세트에 이어 6-2로 조코비치가 압도했다. 4-2로 앞선 7번째 게임에서 시너의 좋은 서브와 날카로운 대각선 크로스를 몸을 날려 백핸드 패싱샷으로 연결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조코비치는 라인 안쪽에 자신의 공이 꽂혔음을 코트 위에 엎드려 확인한 뒤 날개를 활짝 펴는 세리머니로 다 잡은 승기를 만끽했다. 경기 중 쇼맨십에 인색한 조코비치 답지않게 명장면을 연출했다.

노박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조코비치는 “첫 두 세트는 시너가 나보다 뛰어났지만 마지막 세 세트는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며 “많은 윔블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2세트를 내주고 벼랑 끝에 몰렸던 상황과 관련해 “잠시 코트를 떠나 화장실에 갔고,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를 격려했다. 때론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며 반전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노박 조코비치. AFP연합뉴스

조코비치는 4강에서 캐머런 노리(12위‧영국)와 맞붙는다. 조코비치가 결승에 안착하고, 숙적 나달이 테일러 프리츠(14위‧미국)를 꺾은 뒤 악동 닉 키리오스(40위‧호주)와 크리스티안 가린(43위‧칠레) 중 한 명을 준결승에서 넘어선다면 또 한 번 ‘세기의 대결’이 성사된다. 코로나19 이후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어 당분간 다른 메이저 대회 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두 거장의 통산 60번째 대결(상대전적 30-29 조코비치 우위),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메이저 결승 격돌이 성사될지 테니스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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