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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인사’ KDI 홍장표 “총리에 실망, 남을 이유 없다”

여권 사퇴 압박에 자진 사퇴 의사 밝혀
“국책기관 ‘정권의 나팔수’로 만드려면 법 바꿔야”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문재인정부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던 2019년 12월 한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6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현 정부·여권 인사들의 공개적 사퇴 압박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사의 수순을 밟고 있다.

홍 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다면서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며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 수석이자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였던 ‘소득 주도 성장’을 설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정권이 바뀌고 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 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을 넘어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연구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홍 원장은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한 총리를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가 떠나더라도 KDI 연구진들은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에 따라 흔들림 없이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최근 현 정부와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한 총리는 지난달 28일 간담회에서 홍 원장의 거취를 두고 “소득주도 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지. 윤석열 정부랑 너무 안 맞는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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