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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정의당, 또 진흙탕 싸움…노회찬 이름 팔지 마라”

‘조국 사태’ ‘안티 페미’ ‘검수완박 찬성’ 정의당 몰락 이유로 꼽아
‘산업화 서사’ ‘민주화 서사’ 모두 옛날 얘기
“새로운 진보의 서사 써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연이은 선거 패배로 비례대표 총사퇴 당원 투표가 추진되는 등 위기에 빠진 정의당을 향해 “제발 노회찬 이름은 팔지 마라. 노회찬이 제일 싫어하는 게 너희들 같은 자들”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된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책임 있는 이들에게 명확히 책임을 묻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또다시 진흙탕 싸움 속으로 들어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선거 및 제8회 동시지방선거 평가를 위한 토론회 '정의당의 성찰과 혁신'에서 이혁재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진 전 교수는 “정의당이 몰락한 몇 가지 장면이 있다”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찬성’ ‘안티 페미니즘 노선 채택’ ‘검수완박 입법안 찬성’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먼저 “조국 사태 때 임명에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입을 XX야 하는데, 그들이 더 설친다”며 “당시 찬성한 전국의 지역위원 중에서 단 한 곳이라도 제대로 반성하고 사과한 곳 있느냐”고 꼬집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019년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회의실에서 국회를 찾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정의당 당사 앞에서 열린 사법고시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회원들이 정의당의 조국 후보자 임명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정의당이 ‘안티 페미’ 노선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상 어느 나라 진보정당에서 ‘안티 페미’의 스탠스를 취하냐”면서 “박원순 사태 때 조문을 반대했던 것은 류호정·장혜영 의원밖에 없었다. 그때 두 의원을 비난했던 이들은 입을 XX야 한다”고 말했다.

“‘페미’ 때문에 망했다고 외치는 마초들은 이재명은 왜 박지현 데려다 재미를 봤는지 설명해야 한다”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끝으로 정의당이 ‘검수완박 법안’에 찬성했던 것에 대해 “이건 의원단 문제가 아니라 당 전체가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4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운영위원장실에서 검수완박 관련 4당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러면서 “비례의원들 사퇴시키면 박창진이 승계할 텐데, 이분은 정의당을 민주당 2중대로 만들지 못해 안달 난 분 아니냐”며 “사태에 가장 책임이 큰 자들이 ‘때는 이때다’ 하고 비례 자리나 넘보는 것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특히 “정의당 몰락에 가장 큰 원인은 거대양당 사이에서 당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데에 실패했다는 데에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제 길을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앞줄 왼쪽 두번째),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앞줄 왼쪽 세번째)가 2011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촉구 진보신당서울시당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진 전 교수는 또 “(정의당이) 민주노동당을 자꾸 얘기하는데 조직적 결의로 민주노동당 만들던 시절 다시 안 온다”며 “우리가 아는 진보 이념은 산업혁명 이데올로기다. 이미 시대착오로 변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의 ‘산업화 서사’도, 민주당의 ‘민주화 서사’도 “2030에게 시험문제로나 접하는 옛날얘기”가 됐다고 짚으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세력이 정당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어느 당이든 선동과 세뇌 아니고서는 왜 그 당을 찍어야 하는지 설명 못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의 프레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노동형태들이 등장했고, 과거의 프레임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새로운 유권자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새로운 진보의 서사를 쓰는 일은 정치적 정당성의 위기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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