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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L 반짝였던 이한비 “1승 간절했지만… 많이 배웠어”

여자배구 페퍼저축은행 이한비가 6일 경기도 용인 기흥구 AI페퍼스 훈련장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권중혁 기자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FIVB)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로 귀국했다. 김연경의 은퇴를 비롯한 세대교체와 선수들의 부상 등 순탄치 않은 상황까지 겹치며 역대 최악의 성적을 피할 수 없었다.

어려운 와중에 희망적인 모습도 있었다. 이다현 정호영 이주아 등 젊은 미들브로커들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대회가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력이 올라왔다.

페퍼저축은행 레프트 이한비의 활약도 그중 하나다. 2015-2016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이한비는 주로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으로 옮겨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고, 생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VNL에 출전했다. 3주차 마지막 2경기였던 이탈리아, 중국전에서는 각각 14점, 12점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득점을 하기도 했다.

6일 경기도 용인 기흥구 AI페퍼스 훈련장에서 만난 이한비는 “지난 시즌 저희 팀 생각이 많이 났어요. 한 세트 따는 것, 1승 하는 게 어려운 건 세계도 똑같구나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3승 28패를 거두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주장 이한비는 누구보다 1승의 간절함을 잘 알았다.

팀의 분위기를 묻자 “솔직히 좋다곤 할 순 없죠. 페퍼에 있을 때도 연패를 했지만, 대표팀은 또 다르잖아요”라고 했다. 그렇다고 패배에 짓눌려 마냥 손 놓고 있진 않았다.

“소통을 많이 했어요. 당장 큰 변화를 낼 순 없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실수했던 부분은 고치고 경기를 하면서 풀어가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웜업존에 있을 때도 밖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있잖아요. 예를 들어 상대 세터가 물러나서 수비를 하고 있으면 ‘페인트를 써도 될 거 같다’고 알려주면서 코트 안에서만 말고 밖에서도 얘기해주자고 했어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요구하는 스피드 배구에 적응하기 위해 분투했다. 속도보다 파워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왔기에 쉽지만은 않았다.

“낮고 빠른 플레이를 많이 연습했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하지?’ 헤맸죠. 공이 빨라지는 만큼 (공격) 들어가는 속도도 빨라지고, 스텝도 원래 밟던 것보다 줄여야 했으니까요. 구단에서도 많이 배우고 오라셨고 팬들도 응원해주시니까 ‘궁시렁댈 시간 없다. 빨리 배우자’는 마음이었어요. 감독님이 원하는 100% 모습은 못 보여드렸지만 제 스타일대로 최대한 맞추려 노력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기력을 조금씩 끌어올렸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후반에 나온 경기력이 초반에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저 스스로 ‘내가 집중을 못했구나’ 느꼈어요. 더 꾸준해야겠다 생각을 했어요.”

전패에도 귀국길에 마중 나온 팬들에겐 고마움을 느낀다. “더운 날씨에 와주셔서 감사했죠. ‘좋은 성적도 아닌데 웃음을 보여도 될까?’ 고민했는데, 팬들을 보니 좋았고 우울한 모습을 보일 수도 없으니까요.”

여자 대표팀은 오는 9월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이달 말 다시 소집된다. 이한비가 다시 승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VNL에서 승리하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해외에 나가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뛰어본 적이 없었는데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라며 “(세계선수권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뽑아주시면 다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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