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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잔혹사… ‘한자녀’ 어겼다고 아이 강제 재배치

중국이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강력한 산아 제한 정책을 폈던 시절, 규정을 어기고 낳은 자녀를 정부가 강제로 다른 가정 등에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일부 지방에서는 부부가 초과 출산한 자녀에 대한 벌금을 내지 못하면 ‘사회적 재배치’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시 취안저우현에 사는 한 부부는 최근 자신들이 1990년대에 낳은 일곱 번째 자녀가 공무원들에 의해 납치됐다며 관련자들을 조사해 달라는 청원을 공안 당국에 냈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시 취안저우현 보건당국이 지난 1일 한 부부가 90년대 낳은 아이를 강제로 데려간 공무원을 조사해달라고 제기한 청원에 대해 "납치는 없었으며 가족계획 정책에 따라 사회적으로 재배치된 것이기 때문에 조사 대상이 아니다"고 답변한 내용. 중국 웨이보 캡처

문제를 키운 건 당국의 무책임한 답변이었다. 취안저우현 보건 당국은 지난 1일 해당 자녀가 납치된 것이 아니라 가족계획 정책에 따라 사회적으로 재배치됐기 때문에 해당 청원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당시 인구 규모를 통제하기 위해 가족계획 정책을 엄격하게 시행했다며 규정을 위반해 낳은 자녀 중 한 명이 재배치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부 차원에서 아이를 강제로 떼어 놓은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국은 이런 식으로 부모와 생이별한 아이들의 행방에 대한 기록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답변이 온라인상에 공개되자 “비인간적인 조치”라는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그러자 구이린시 인민정부는 취안저우현 보건국장과 부국장을 정직 처분했다. 또 합동조사단을 꾸려 실제로 초과 출생아에 대한 사회적 재분배 정책이 시행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사건의 진위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비인도적인 정책과 그것이 야기한 해악에 대한 지방 당국의 무관심이 즉각 광범위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

중국은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고 식량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9년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다. 정책 위반 시 벌금을 물리는 식으로 출산을 제한했다. 이후 저출산 흐름이 가팔라지자 2016년 두 자녀 정책으로 선회했고 인구 감소 전망이 제기되자 지난해엔 세 자녀 정책을 시행했다.

중국 SNS인 웨이보 등에는 쓰촨성에서도 초과 출생아 조정 사건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2016년에 나온 판결문에 따르면 한 부부가 90년대 1남 1녀를 출산한 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과 출산에 대한 벌금을 내지 못하자 당시 정부가 아이를 데리고 가 어디론가 보냈고 소식이 끊겼다고 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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