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의 위기’ 의원 동성 성추행 해명하다 거짓말

“사퇴하지 않겠다” 버티기 들어간 존슨 총리에 내각 인사 44명 줄사퇴
‘파티게이트’ 이후 한 달여만에 다시 재신임투표 거칠 수도

성추행 혐의로 지난달 30일 보수당 원내부총무에서 사퇴한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왼쪽), 오른쪽 사진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캡처, AFP연합뉴스

영국 보수당 내각이 한 하원의원의 동성 성추행 비위로 또다시 위기에 내몰렸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크리스토퍼 핀처 원내부총무의 성비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게 드러나자 44명에 이르는 내각 인사가 ‘줄사퇴’하면서다.

존슨 총리는 ‘버티기’에 들어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6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사퇴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선거 승리로 받은 막중한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태의 주인공인 핀처 의원은 최근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해 남성 두 명을 더듬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가 지난달 30일 드러났다. 핀처 의원은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한 것을 사과한다”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면서 존슨 총리에게 즉각 사의를 표해 사태는 종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핀처 의원이 2019년 외무부 부장관 시절에도 성비위를 저질렀고, 존슨 총리가 이를 알면서도 올해 2월 원내부총무에 임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무엇보다 존슨 총리의 대응이 문제였다. 영국 총리실은 지난 1일 존슨 총리가 핀처 의원의 과거 전력을 몰랐다고 했다가 사흘이 지나자 말을 바꿨다. 의혹을 알고 있었지만 이미 해결됐거나 정식으로 문제 제기가 되지 않은 사안이었다는 해명이었다.

곧바로 반론이 제기됐다. 사이먼 맥도널드 전 외무부 차관이 존슨 총리가 직접 핀처 의원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으면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궁지에 몰린 존슨 총리는 “당시 핀처 의원의 성비위 혐의를 보고받았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했다”며 또다시 입장을 바꿨고, 결국 “그 사안을 알고 있었으며 2019년에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나쁜 실수였다”고 시인했다.

이에 리시 수낙 재무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에 이어 6일 사이먼 하트 웨일스 담당 국무장관이 존슨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사의를 밝혔다. 이들 장관을 비롯해 부장관과 차관, 장관 보좌의원 등 현재 자리에서 물러난 인사는 44명에 이른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술파티를 벌인 ‘파티게이트’ 사건 이후 사퇴 압박을 받았던 존슨 총리에게는 뼈아픈 실책이다. ‘파티게이트’ 사태로 지난달 6일 신임투표를 겨우 통과한 존슨 총리는 또다시 신임투표를 거칠 위기에 놓였다. 원칙적으로 신임투표가 한번 실시되면 12개월간 재투표가 불가능한데,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는 규정을 바꿔서라고 2차 신임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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