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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로 입양된 한국 여성, 입양 문제 다룬 시집 들고 고국 찾아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된 후 시인이 된 마야 리 랑그바드가 7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본인의 시집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난다 제공

덴마크로 입양된 한국 출신 여성이 자신의 시집을 들고 고국을 찾았다. 코펜하겐을 근거지로 시인과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야 리 랑그바드(42). 이번에 국내에 번역된 그의 시집 제목은 ‘그 여자는 화가 난다’(난다)로 해외 입양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마야는 7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2014년 덴마크에서 출간한 책이지만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꼭 읽히길 바랬다”면서 “한국어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게 저로서는 하나의 시절을 끝맺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1980년 한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덴마크의 백인 부부 가정으로 입양된 마야는 2006년 첫 시집 ‘덴마크인 홀게르씨를 찾아라’로 작가가 됐다. 이 시집은 덴마크에서 데뷔작에 주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보딜-외르겐뭉크크리스텐센 데뷔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여자는 화가 난다’는 그의 두 번째 책이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에 체류하면서 친부모를 만나고 사회운동가, 예술가, 학자들로 이루어진 입양인 커뮤니티와 교류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마야는 “입양인 공동체에 머물면서 입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다. 입양과 제국주의가 어떻게 닿아 있는지, 입양이 어떻게 산업이 되었는지, 입양이 왜 여성 문제이기도 한지 알게 되었다”면서 “한동안은 입양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입양이란 주제가 저한테는 절실했다”고 말했다.

마야의 시집은 “여자는 화가 난다”는 문장을 계속 반복하며 300쪽 가량을 이어간다. “여자는 과거와 화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난다” “여자는 입양인들이 주로 갈등의 원인이라는 일반적 사고에 화가 난다” “여자는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 중 대다수가 입양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이런 식이다. 장시, 산문시, 혹은 소설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야는 “이 책은 저 개인의 이야기이자 제가 만난 여러 입양인들과 공동으로 하는 증언이고 선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책을 쓰는 과정에서 그동안 쌓여온 분노를 해소할 수도 있었지만 쓰면 쓸수록 국가 간 입양에 대해 분노하게 되는 지점들이 새로 계속 발견됐다”면서 “분노가 이 책을 쓰게 한 힘이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왜 아직도 서양으로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혼자 아이를 기르거나 재정적으로 아이를 키우기 어려워서 해외로 입양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 그건 선택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산율이 가장 낮은 이 나라에서 왜 계속 해외 입양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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