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먹던 아기 질식사…“고의 아녔다” 친모, 2심도 집유

생후 1개월 셋째 아들 살해한 혐의 기소
1심 이어 2심도 살해 혐의 무죄, 아동학대 치사 혐의만 유죄

국민일보DB

생후 1개월인 셋째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 한기수 남우현)는 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39)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 아동 관련 기관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이 누락된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을 제한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를 수강하라고 명령했다.

이 사건은 살인 혐의의 고의성 여부를 두고 검찰과 이씨 측이 엇갈린 주장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이씨는 2020년 9월 18일 셋째 아들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당시 그는 모유 수유 중 아이의 코에 젖이 실수로 들어가 심장이 멈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이의 코에서 피가 나고, 침착해 보이는 이씨 모습을 수상하게 본 의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는 결국 같은 달 20일 사망했고, 검찰은 고의로 아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이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1심 재판 당시 검찰은 “가정주부인 이씨가가 아들 둘을 키우다 셋째 아들을 출산했고,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 하고 육아를 홀로 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생활을 했다”면서 “그러던 이씨가 생후 한 달 된 셋째 아들이 모유 수유 중 울며 보채다 잠이 들자,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고 아들의 얼굴을 가슴에 붙여 숨을 못 쉬게 해서 사망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변호인은 “살인 고의성이 없었다”면서 “보기에 따라서 아들을 수유 중 가슴으로 질식사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야 할 상황은 맞다. 하지만 검찰의 고소장에는 아기를 죽인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주위적 공소사실인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인 아동학대 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이씨가 평소에 아이를 학대한 정황이 없었던 점이 유리한 정상으로 작용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피해자를 끌어안아 숨을 못 쉬게 할 수 있지만, 사망 결과까지 용인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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