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진짜’ 인도적 지원… 정부, 필리핀 기후변화 대응에 1억불 쏜다

기재부, EDCF 내 재난대응 정책기반대출 프로그램 마련
필리핀 첫 수원국으로 추진… ‘신남방’ 기조 지속되나


정부가 올해 안에 개발도상국 재난대응을 지원하는 ‘정책기반대출(PBL·Policy Based Lending)’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PBL은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차관을 공여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정책 체계 구축을 위해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 정부가 자연재해대응 PBL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필리핀이 첫 공여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정부 ‘신남방 정책’이 이어지는 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올해 중 필리핀에 1억 달러(약 1306억원) 규모의 차관을 공여할 계획이다. 필리핀 정부가 홍수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한국이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차관 형태는 PBL 방식으로 정했다.

당초 코로나19 대응 PBL 차관 지원 경험이 있는 필리핀·캄보디아 두 곳이 물망에 올랐지만 무게추가 필리핀으로 기울었다. 필리핀은 2020년과 지난해에 1억 달러씩, 캄보디아는 2020년에 1억 달러 차관을 지원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필리핀 정부가 제안을 검토 중인 단계다”고 전했다.

세계적 추세에 한국도 편승하겠다는 취지가 읽힌다. 월드뱅크(WB)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는 개도국 지원 방식을 기존 인프라 구축 지원에서 PBL로 전환하는 추세다. 기재부 관계자는 “WB·ADB 모두 2030년까지 전체 차관의 PBL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인도적인 측면은 강화하면서도 한국에 이득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 지원을 받아 정책을 수립할 경우 한국 기업 진출이 용이하다. 정책 실행에 필요한 기술 등이 한국 표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PBL 비중을 EDCF 전체의 2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신 차관 상한선은 해외 사례를 준용해 1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 3년간 WB 재난지원 관련 PLB 차관 규모는 5000만~2억 달러 수준을 오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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