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직격탄, 치솟는 대출 이자… 가계 부담 커진다

한국은행이 13일 사상 처음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 외벽에 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기준 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가계를 더 강하게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말 이후 10개월간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24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가계의 이자 상환 고통이 가중될 전망이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억원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연 이자 부담은 산술적으로 3조4046억원 증가한다.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이자 증가분은 두 배인 6조8092억원으로 뛴다. 모든 금융권의 변동 금리 비중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의 변동 금리 비중인 77.7%와 같다는 전제에서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까지 4차례 더 같은 폭으로 인상됐다. 이번에 0.50% 인상을 더하면 0.25%포인트 인상의 이자부담 3조4046억원이 7차례 곱해지는 효과가 생긴다. 약 10개월 동안 늘어난 이자만 23조8323억원이 되는 셈이다. 이를 토대로 다시 대출자 1인당 이자 부담 증가를 계산하면 기준 금리가 총 1.75%포인트 오른 지난 10개월 동안 1인당 연 112만7000원 부담이 늘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빅스텝 이후 시장 금리 상승세가 강해지면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금리 상승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5.12%였던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 평균 금리는 이제 7%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용대출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5월 중 은행권에서 취급된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60~8.47%였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하반기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올해 남은 세 차례(8·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2.75%까지 0.25~0.50%포인트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6%대 중반을 넘어선 대출금리 상단도 연말에는 7%를 넘어 8%에 육박할 가능성이 커졌다. ‘영끌’과 ‘빚투’로 자산을 늘린 대출자 중 연 상환액이 30% 이상 급증하는 경우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가계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을 포함한 기업의 이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시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이 늘어난다. 특히 중소기업은 이자 증가액이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한은의 시그널(신호)이 과거보다 뚜렷해졌다. 오늘 통화정책방향회의를 통해 ‘지금부터 통화 완화 영역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은 “금리 상승기가 길어질수록 최근 대출을 많이 늘린 청년층·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발 신용 위험은 커진다”면서 “이들에게 지원 일변도의 정책을 펼치는 게 정답은 아니다. 대환 대출이나 채무 조정 등을 통해 부실을 정리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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