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원숭이 두창 한달 만에 5배 …WHO 코로나급 비상사태


원숭이 두창 감염자가 두 달여 만에 1만6800여 명까지 확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감염자 10명 중 7명은 미국과 스페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서 나왔다. 원숭이 두창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미 보건당국도 비상사태 선언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세계 원숭이 두창 감염자는 1만6836명이다. 스페인이 31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 2890명, 독일 2268명, 영국 2208명, 프랑스 1567명 등 순이다. 상위 5개국 감염자가 1만2058명으로 전체의 71.6%를 차지한다.

WHO 데이터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 확진사례는 75개국에서 나왔다. 지난주에만 4133명이 증가했는데, 이 중 2949명이 미국 등 상위 5개국에서 나왔다.

원숭이 두창은 1958년 처음 발견됐고, 이후에는 콩고와 나이지리아 등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그러다 지난 5월 유럽 여러 국가에서 20~30명 수준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지난 6월 25일에는 40개국 3000여 명 수준까지 확산했다. 이후 다시 한 달 만에 5배가 증가한 것이다.

CDC는 지난 5월 23일 미국에서 확진 사례 1건과 의심 사례 4건을 확인하면서 “원숭이 두창이 확산 중인 커뮤니티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면서도 “사례가 적어 대중에게 큰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감염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뉴욕시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839명이 확진 사례로 기록됐다. 대부분이 동성 성관계를 맺은 남성에게서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스트가 이제야 확대되고 있어서 실제 확진자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7세 이하 미성년 확진 사례도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지난 22일 어린이 2명의 확진 사례를 설명하면서 “두 아동 모두 다른 남자와 성교하는 게이 남성 공동체에 소속된 이들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지금까지 17세 이하에서 최소 6명이 감염됐다.

AP통신은 “(미국에서 확진사례) 99%가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했다고 보고한 남성이었다”며 “원숭이 두창이 임질, 헤르페스, 에이즈 같은 새로운 성병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 두창도 글로벌 비상사태가 됐다”고 선언했다. 2007년 이후 일곱 번째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에볼라 바이러스 등 확산 때 나왔다. 현재는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대해 PHEIC가 유지되고 있다.

앞서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가 지난 21일 원숭이 두창에 대한 PHEIC 선언 여부를 놓고 회의를 열었다. 위원 15명 중 6명만 비상사태 선포에 찬성했지만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례적으로 비상사태 선포를 강행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위원들의 관점이 엇갈렸던 점을 알고 있고, 쉽고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던 점도 안다”면서도 “원숭이 두창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로운 전파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자체적으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함으로써 대응을 ​​강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원숭이 두창 사례 증가는 확인되고 있지만, 백신 물량은 충분치 않다. 미 보건당국은 백신 용량을 줄여 접종 횟수를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폴리티코가 백악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AP통신은 “백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일부 도시 클리닉에서는 백신 용량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