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공익’ 모두 잡은 인스타 방탈출 게임

제작사 ‘세상을 밝히는 광고 발광’
“작은 관심을 통해 아동학대에 관심을 가지자고 말하고 싶었다”

사회인 광고동호회 '발광'이 제작한 인스타그램 '행복한 우리집' 방탈출 게임. 인스타그램 캡쳐

거실에 들어서니 피 묻은 야구방망이가 놓여있다. 찝찝함을 뒤로한 채 부엌과 화장실을 헤맨다. 평범한 가정집 같지만 찌그러진 프라이팬이나 구멍이 뚫려있는 목재 문이 아무래도 이질적이다. 준영이 방으로 들어섰다. 자물쇠로 잠겨진 옷장을 열기 위해 단서를 찾아야 한다.

사회인 광고동호회 '발광'이 제작한 인스타그램 '행복한 우리집' 방탈출 게임. 인스타그램 캡쳐

현실에서 하는 방탈출 게임이 아니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행복한 우리집 방탈출’ 계정 속 이야기다. 아동 학대 현실을 알리고, 예방을 위해 시작해 주목 받는 게임이다.

‘행복한 우리집 방탈출’은 제목 그대로 단서를 찾아 방을 탈출하는 게임이다. 해당 콘텐츠는 돈을 내야 시작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닌 인스타그램 검색 한번에 체험할 수 있는 ‘언택트 게임’이다. 게임 이용자는 정방형 사진 9장으로 구성된 챕터에서 문제를 풀며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사진 속에 숨겨진 다른 계정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다만 결말엔 탈출이라는 해피 엔딩이 아니라 학대받은 아동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누군가에겐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아동학대 피해 아이들에게는 매일 탈출하고 싶은 현실입니다’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행복한 우리집’ 방탈출 게임은 사회인 광고동호회 ‘세상을 밝히는 광고 발광’이 제작했다. 이들은 “작은 관심을 통해 아동학대에 관심을 가지자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게임에 나오는 수치나 도구가 의미심장하다. 사진에 나온 아동 학대 흔적이 모두 실제 사건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이다. 피 묻은 야구방망이, 찌그러진 프라이팬 등은 모두 해당 팀이 실제 언론 기사나 논문을 모으고 분석한 결과다. 일기장에 적힌 숫자 ‘30045’는 2019년 피해 아동학대 수와 일치한다.

‘세상을 밝히는 광고 발광’은 아동학대 현실을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아동학대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쉽게, 끝까지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방탈출이 목적이 아니라 아동학대 예방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이기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계정 간 이동은 태그 등으로 연결했고, 방탈출 요소를 위해 간단한 단서 조립으로 연결했다. 그래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아래 계정으로 이동하라는 장치를 숨겨두었다”고 설명했다.

‘세상을 밝히는 광고 발광’은 현재 다른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강아지 성형 수술 현실을 알리는 캠페인을 지하철 광고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정진솔 인턴기자 s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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