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요”… ‘살신성인’ 故현은경 간호사, 애도 물결

5일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 내부에 있던 병원 관계자들이 환자 대피를 위해 소방대원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면 저도 환자의 생명을 구하겠습니다.”

경기도 이천 병원 화재 현장에서 환자를 지키다 숨진 고(故) 현은경(50) 간호사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며 남긴 한 간호사의 글이다. 대한간호협회가 5일 현 간호사를 위해 홈페이지에 만든 온라인 추모관에 올라온 첫 글이었다. 이 글을 쓴 간호사는 “선생님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라며 이같이 적었다.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에 조성된 온라인 추모관.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 화면 캡처

6일 오전 8시 기준 온라인 추모관에는 130개가 넘는 추모 글이 올라왔다. 추모글을 남긴 간호사들은 “고귀한 희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간호계 역사에 길이 남을 것”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킨 선택은 많은 세상 사람들 가슴 속 울림으로 남아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현 간호사의 희생을 기렸다.

현 간호사는 이천 학산빌딩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숨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건물 4층 투석 전문 병원인 열린의원에서 근무했다. 사고 당시 충분히 피할 시간이 있었지만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다 목숨을 잃었다. 화재는 3층에 있는 스프린골프장에서 발생했고, 4층으로는 연기가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로 치료를 받던 고령의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4층 내부 CCTV 영상에는 현 간호사가 끝까지 남아서 환자들을 돌보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영상은 4층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서 가려지는 것으로 끝났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브리핑에서 “간호사들은 연기가 차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자들 옆에서 계속 뭔가를 하고 있었다”며 “투석을 바로 끊을 수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환자의 안전을 보호하려고 남아있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했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대피할 시간은 충분했던 상황으로 보여 숨진 간호사는 끝까지 환자들 옆에 남아있다가 돌아가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간호협회는 협회 홈페이지에서 오는 12일까지 추모주간으로 정해 온라인 추모관을 운영한다. 아울러 추모위원회를 구성해 협회 차원에서 지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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