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의 한 교내 전시 작품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나체로 줄에 묶인 남성을 묘사한 작품이 외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지난 4일 ‘우리 학교 계단에 이게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복지관에서 경영관 올라가는 계단에 이렇게 돼 있었다. 허가를 받고 붙인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그림을 그린 것도 아니고 스티커를 붙인 것이었다”고 적었다.

그가 공개한 사진 속 그림은 나체 상태의 남성이 줄에 묶여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뒷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남성의 주변으로는 세로로 적힌 글씨들이 적혀 있다.

이 작품은 국민대 예술대학에서 만든 ‘자승자박’이라는 작품이다. 가로 344㎝, 세로 250㎝의 스티커를 계단에 붙였다. 작품 설명에는 ‘스스로 가부장제에 갇힌 남자들’이라고 적혀 있다.

이를 접한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학생은 “에곤 실레, 데이비드 호크니 등 많은 작가가 나체 작품을 남겼다”며 “우리는 그 작품을 예술로 볼 것인가 혹은 성적 대상화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가 열렸을 때 감상자들은 지금 국민대 학생들과 달랐다. 아무도 작품을 떼라고 반발하지 않았다”며 “많은 분이 오로지 성적 대상화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처음 문제를 제기한 작성자는 “잘 삭힌 흑산도 홍어회는 먹을 줄 아는 사람에겐 최고의 음식일지 몰라도 못 먹는 사람에겐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교내에서 홍어 시식행사를 한다면 먹을 줄 아는 소수는 좋아할지 몰라도 모르는 사람은 냄새에 놀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 작품도 마찬가지”라며 “예술대 재학생이 아닌 관심 없는 사람 눈에는 외설적이고 불쾌한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작품이 전시된 계단은 국민대 콘서트홀 N9, 경영대학 N10 건물 앞 계단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작품은 다음 주 중으로 철거될 예정이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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