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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 “악역, 자유·해방감 느꼈다… 연차찰수록 부담”

사진=쇼박스 제공

‘눈빛에 은은한 광기가 서려 있는 사이코패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에서 배우 임시완의 연기를 본 대중의 반응이다. 그가 연기한 악당 류진석은 특유의 선한 얼굴 때문에 오히려 더 섬뜩했다. 서글서글한 눈빛과 미소를 머금고 있는 얼굴로 선한 역할을 주로 해왔기에 대중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임시완에게도 악역은 도전이었다. 8일 화상으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악역 자체가 배우로서 축복이라고 하더라. 이번 작품으로 자유로움을 느꼈다”며 “악역은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한다는 프레임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해방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류진석 자체는 연기하기 까다로운 캐릭터였다. 임시완은 “연기를 할 때 늘 (인물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찾았다. 그런데 진석은 (참고할) 서사가 없었다. 흐릿한 당위성을 찾기보다 아예 없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백지를 마음대로 채우는 자유로움이 생겼다. 서사를 혼자 만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눈빛만으로도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임시완은 “‘돌아 있는 사람’을 표현할 때 ‘정상이지 않게 표현할 거야’라며 접근하는 순간 모순이 생긴다고 생각했다”며 “본인(류진석) 딴에 갖고 있는 숭고한 실험정신이 매끄럽게 진행돼갈 때 쾌감을 느끼고, 그런 쾌감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비정상적이고 서늘한 느낌을 받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배우로서도 데뷔한 지 10년이 지났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후 ‘미생’, ‘변호인’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스펙트럼도 넓었다. ‘미생’에선 고달픈 현실을 사는 청춘을 실감 나게 연기했다. 최근 ‘트레이서’에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칸 영화제도 두 번이나 갔다. 임시완은 “칸 영화제의 문화는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나를 낯선 표정으로 바라보던 이들이 내가 찍은 영화, 내 연기를 보고 나서 기립박수를 치면서 ‘너 되게 잘했다’는 칭찬의 눈빛으로 바뀌는 걸 봤다”며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고, 이게 내가 연기를 하는 목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벌써 10년차가 지난 소감을 묻자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임시완은 “아직도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연기라는 게 무엇일까 스스로도 답을 내리지 못했다”며 “연도 수를 따지지 않고 (숫자를) 외면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에 대한 그의 사랑은 인터뷰 전반에서 묻어났다. ‘비상선언’ 배우들은 최근 무대 인사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임시완은 “오프라인에서 실제 만나서 반응을 느낄 수 있는 게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앞으로도 영화를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꾸준히 연기하는 게 목표라면서 최근 욕심이 하나 더 생겼다고 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다시금 느끼고 있는 요즘”이라며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봐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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