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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굴욕… 야심차게 내놓은 첫 전기차 ‘전액 환불’

도요타 전기차 bZ4X, 도요타 제공

일본 도요타가 첫 전기차 bZ4X를 전액 환불 조치하기로 했다. 최초에 결함을 발견하고 한 달가량 정밀 분석한 결과, 리콜로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전쟁에 뒤늦게 참전한 도요타가 회복하기 힘든 치명타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bZ4X 구매 고객에게 전액 환불 조치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발송했다. 주행 중에 차체와 타이어를 연결한 볼트가 느슨해져 타이어가 빠질 수 있는 결함 때문이다.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미 판매해 중고차가 된 차량을 신차 가격으로 환불하는 건 이례적이다. 역설적이게도 bZ4X는 지난 5월 출시 후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예상보다 훨씬 적은 2700대 정도에 그쳐 도요타에서 입을 피해가 줄었다. 실제 차량을 인도받은 고객은 250명 정도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이 고객들에게 ‘차량 운전을 중단하라’는 경고문도 보냈다.

도요타는 결함을 발견하고 지난 6월 23일 일본 국토교통성에 전량 리콜을 보고했다. 당시 도요타는 “(차체와 타이어) 연결 부위의 볼트를 더 조여야 하는지,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지 등을 다양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환불 조치를 감안할 때 단순한 부품 문제를 넘어 설계 자체에 이상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가 bZ4X를 빠른 시일 안에 재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bZ4X는 출시 때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252마일(약 403.2㎞)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303마일)나 기아 EV6(310마일)보다 짧다. 올해 일본 판매 목표는 생산역량을 고려해 5000대로 낮게 잡았다. 주문이 몰릴 것을 대비해 초기 계약 물량은 3000대로 제한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딴판이었다. 디자인과 기능이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슷해 전기차 고유의 강점을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한다.

도요타는 ‘전기차 지각생’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전기차 17종의 실물을 한꺼번에 공개하며 전기차 전쟁에 참전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선 “도요타가 조용히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 같다”는 평이 나왔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초유의 전액 환불 사태는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 최강자로 군림하며 전기차 전환을 꾸물대다 급하게 뛰어들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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