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줄이고 전기차 굴리고… 택배도 ‘친환경 바람’ 탄다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센터에서 운영중인 첨단화·자동화 패키징 기술에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결합하여 기술 수준을 업그레이드했다. 사진은 군포 풀필먼트센터의 AGV(고정노선 운송로봇)가 박스를 이송하는 모습. CJ대한통운 제공

언뜻 환경 친화적 경영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택배 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 택배·물류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성장했다. 동시에 과대포장, 경유차량 운송 증가로 환경 피해가 늘어난다는 우려와 비판도 커진다.

이에 택배업계는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낸다.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포장 박스의 크기를 줄이는가 하면, 전기차를 화물 운송에 투입하고 있다. 일회용품을 수거해 재활용하고, 물류센터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는 택배업체도 등장했다. 규제 강화에 더해 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에 발을 맞추는 차원에서 택배업계의 ‘친환경 투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이달부터 경기도 군포시 풀필먼트센터에 ‘빅데이터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배송 박스의 평균 크기를 10% 줄인 최적 박스를 적용한다고 13일 밝혔다. ‘빅데이터 패키징’은 상품별 체적 데이터와 주문정보를 조합해 박스 크기를 재설계하고 주문에 맞춰 최적화된 박스를 사용하는 포장 기술이다. CJ대한통운은 센터별로 9종의 맞춤형 박스를 사용할 예정이다. 배송 박스의 크기가 줄어들면 박스 안의 빈 공간이 감소하고, 상품 보호를 위해 넣는 완충재를 적게 쓸 수 있다. 불필요한 과대포장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배송차량 또한 친환경 차량으로 바뀌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기아와 함께 2025년까지 대한통운형 목적기반차량(PBV)을 공동 개발한다. 현재 40여대의 전기택배차와 두 대의 수소전기트럭을 도입했고,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친환경 전기화물차 121대를 운용 중이다. 연내 139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화물차 배송지원을 위해 충전기 33기를 갖췄다. 연말까지 충전기를 48기로 늘릴 예정이다. 또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연말까지 물류센터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다. 태양광 발전설비를 이용하면서 지난해에만 탄소배출량을 7.8% 감축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진은 재활용 컨설팅 전문기업 테라사이클과 업사이클링 플랫폼 ‘플래닛’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와 기업 대상을 대상으로 가정·회사에서 발생하는 일회용품을 수거해 텀블러, 에코백 등 친환경 제품으로 재자원화하는 서비스다. 한진은 친환경 전기차 개조 운영사업 등으로 지난해 온실가스 2311t을 줄였다.

택배업계에서 친환경 전환에 분주한 것은 물류 시장의 급성장에 비례해 물동량 증가로 탄소배출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국 택배 전용 화물차는 4만8000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경유차량이 4만7477대로 98.7%를 차지한다.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전환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내년 4월부터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경유차량은 택배 차량으로 신규 등록할 수 없다. 환경부는 물류 차량을 친환경 무공해차로 빠르게 바꿀 수 있도록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이 필수 요소로 떠오른 데다, 최근에는 입찰할 때 글로벌 고객회사들이 ESG 기준을 적용해서 가점을 준다든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무형의 이익이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택배업계에서도 장기적으로 친환경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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