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설명 없이 ‘데이트 폭력’ 규정 기사만 재판부 제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지난 7일 제주난타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조카가 저지른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유족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판부에 과거 여자친구 살인 사건들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쓴 언론 기사들만 발췌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 법률 대리인은 지난 9일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 재판부에 여자친구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으로 지칭한 다수의 언론 기사를 제출했다.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기사들만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도 여자친구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으로 표현한 언론 보도 사례가 다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06년 조카 김씨가 ‘헤어진 여자친구가 자신을 만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살해한 사건 변호를 맡았다. 이 의원은 당시 1·2심 재판에서 조카가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을 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씨는 무기징역을 확정 받았다.

이후 지난해 11월 대선 과정에서 해당 변호 이력이 회자되자 이 의원은 “제 일가 중 한 명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명했다. 이에 피해자 유족 측은 “살인 범죄를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이 의원을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오는 11일로 예정됐던 이 사건 재판은 다음 달 29일로 연기됐다. 유족 측은 직전 재판이 열렸던 지난 6월 재판부에 조카 김씨 살인사건 관련 재판 기록을 보내달라는 문서송부촉탁 신청을 냈다. 이 의원 측 주장대로 조카의 살인 사건이 데이트 폭력에 불과한 사건인지 원고가 입증해보겠다는 취지다.

유족 측은 “요청했던 문서가 코로나19 등 검찰 측 사정으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문서를 받아 분석하기 전까지는 재판을 진행할 수 없어 재판부에 재판을 9월로 연기해달라는 신청서를 냈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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