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국내 中企가 개발한 ‘분산형 풍압발전 기술’ 수출길에 오른다

㈜오딘에너지, 12년 노력의 결실
탄소중립 달성 핵심기술로 부상
연 1조달러 에너지 신시장 창출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분산형 풍압발전 기술이 해외로 수출된다. 개발 시작 12년 만의 성과다. 이 기술은 새로운 개념의 재생에너지 기술로서 높은 경제성, 효율성, 안전성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된다. 현재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국가에서 풍압발전 기술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딘타워 조감도

남미·북아프리카에 제품 설치 등 수출 협상
㈜오딘에너지(대표이사 백영미)는 지난달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에너지부 차관 및 대사를 만나 풍압발전 기술인 ‘오딘(ODIN)’ 수출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백 대표는 “도미니카 에너지 차관은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며 “도미니카를 필두로 남미 카리브 연안 30여 국가로 풍압발전 기술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한국전력 전우회가 100% 출자한 ㈜제이비씨(대표 정귀동)측도 참석, 국내 66개 도서발전소 운영노하우를 도미니카에 적극 전수키로 했다.

오딘과 제이비씨는 국내 도서지역 전력원을 디젤발전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그린뉴딜 사업에 풍압발전 기술이 적용되도록 노력하고, 국내·외 풍압발전 시스템 설치 시 운영 및 정비 업무를 제이비씨가 수행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오딘은 챠픽 라샤디 주한 모로코 대사 및 모로코 MASEN(지속가능에너지청) 프로젝트팀과 풍압발전 시제품 설치 및 기술이전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한 모로코 대사와 MASEN 프로젝트팀은 “풍압발전 기술이 자국의 에너지정책에 부합하는 혁신기술이며 이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이전을 희망한다”며 “향후 이 기술을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허브역할도 맡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탄자니아 대사(제게 토골라니 이드리스 마부라) 및 탄자니아 SAG(STEP ALLIANCE GROUP)와도 풍압발전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새로운 개념의 풍압발전 기술
오딘의 풍압발전 기술은 미국 중국 EU 등을 포함, 모두 57개국에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원천기술이다.

특히 베르누이 원리를 풍압발전에 처음 적용해 기존 풍력발전기의 단점을 단번에 해결했다.

우선 원통형 적층식 타워 중심부에 수직형 터빈를 설치한 후 터빈 주변 가이드벽으로 벤츄리 효과를 발생케 해 발전효율을 크게 높였다.

또한 터빈을 양끝으로 지지하는 구조여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소음과 진동도 허용기준치(40db) 이하다.

이와 함께 타워 상·하층부를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오딘은 풍압발전 개발에 지금까지 350억원을 투입했다.

오딘의 풍압발전 기술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재생에너지 분야에 통합솔루션을 제공하는 선도기업인 독일 VSB 그룹의 엔지니어인 요하네스 렌츠치는 “오딘 타워시스템은 대형 및 소형 풍력발전기가 갖고 있는 장점만을 취한 혁명적인 타워기술이다”라고 평가했다.

VSB는 풍력과 태양광발전 단지 프로젝트 개발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회사다.

오딘에너지는 지난달 8일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도미니카공화국 관계자를 만나 오딘 풍압발전 기술을 도미니카 현지에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좌로부터 정귀동 제이비씨 사장, 도미니카 에너지부 차관(세 번째, Rafael Gomez del Giudice), 도미니카 주한 대사(네 번째, Federico Alberto Cuello Camilo)와 백영미 대표이사(다섯 번째), 송수윤 부사장(여섯 번째)

건물에 설치가능한 분산형 발전기술
오딘은 송전망을 거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하는 곳에서 필요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분산형 발전기술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없는 건물, 도심지, 오지, 도서지역 등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36%를 건물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해당 건물 위에 풍압발전기를 설치한다면 필요 전기를 가장 효율적(면적 대비)으로 생산할 수 있다.

오딘은 현재 전 세계 기업들과 다양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딘은 미국 광산회사 블랙호크마이닝 그룹과의 협의를 통해 라스베이거스 CTFC(크리스털 타워 금융센터) 초고층 빌딩 위에 168kW 4기를 설치, 1일 10MWh의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키로 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스마트시티’ 기술팀은 풍압발전 기술을 적용, 네옴신도시에 재생에너지 사용도시를 설계하는 동시에 전기차 충전소, 통신안테나, 전망대, 송전 철탑, 스마트팜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딘은 사우디 NESMA NT&T(네스마 홀딩스) 및 사우디 담맘의 건설회사인 셰이드 종합건설과 사우디 내 풍압발전 사업권을 위한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본 계약에는 이집트 리비아 수단 요르단 등 국가의 사업권도 포함된다.

중국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오딘은 지난달 25일 중국 쿤밍시 당국과 약 300m 높이의 ‘그린 관광타워’를 설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계약을 준비 중이다.

연간 6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쿤밍시는 풍압발전을 활용한 전망대를 설치해 이를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쿤밍시는 풍압발전기 소요 전력은 자체 생산하고 남는 전력은 전기자동차 충전용으로(1일 200대 이상) 활용할 계획이다.

오딘에너지 중동지역 부사장(모하메드 알사라프, 오른쪽)은 사우디아라비아 셰이드 종합건설 회장(하산 이브라힘)과 사우디 ‘네옴 스마트 시티’에 오딘 풍압기술을 적용해 재생에너지 사용 도시를 설계하는 내용의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정부 정책사업으로 주목
중국 정부는 오딘의 풍압발전을 국가 정책사업으로 정하고 국영기업인 중국룽퉁자산관리그룹유한회사, 산시메에화공그룹유한회사, 광주룽바이나그룹유한회사, 중커핵공업그룹유한회사들과 협업해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에 오딘은 이달 8일 중국 현지 지사를 설립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풍압발전 기술을 중국 전역으로 빠른 시일 내에 확산시키기 위해 시설비의 20%를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키로 했다.

아울러 풍압발전 기술과 결합한 전기자동차 충전타워를 전국 고속도로 및 국도에 설치하는 충전인프라 구축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전기 생산과 저장(ESS), 충전 및 휴게소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전기자동차의 충전 인프라와 전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오딘에너지 중국 법인장인 유비는 “현재 중국 각 지방 영주들로부터 풍압발전 설치에 관한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며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연간 3만대 이상의 풍압발전기 설치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고속도로공사(ANAS)는 총 연장 3만km의 고속도로에 30km마다 ‘녹색 섬’을 조성하는, ‘스마트 로드 프로젝트’에 풍압발전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로마 고속도로에 발전기 5~6기를 시범 설치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풍압발전, 경제성장 견인차 기대
전 세계 국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 중이다.

기업은 RE100 참여,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현재의 풍력과 태양광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여 풍압발전기를 확산시킨다면 연간 1조 달러의 에너지 신시장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또한 전기, 건설, 소재, 제조, ICT, 배터리, 운송, 관광, 금융 등 연관 산업과의 시너지 발생으로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는 장소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분산 융복합에너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런 기술을 갖게 되는 국가나 기업은 세계적인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지원 절실
오딘 풍력발전기를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보급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 글로벌 사업능력을 갖춘 대기업과의 협업도 요구된다.

송수윤 ㈜오딘에너지 부사장은 “중소기업인 당사가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정부부처 공무원 및 대기업 담당자들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관심이 없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탄소중립 해결방안으로 원자력과 SMR(소형모듈원자로), 그린수소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풍압발전 기술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딘에너지 중국지사장인 유비(앞줄 왼쪽)와 중국 난지엔이족 자치현 인민정부대표 츠원앤은 지난달 25일 ‘쿤밍 관광타워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규제와 담당자 반대에 막혀 5년 동안 상용화 못해
오딘에너지는 2012년 제주도에 시제품을 설치한 뒤 성능·소음·구조 안정성 등의 실증을 거쳐 2017년 KOLAS(한국인증기관)으로부터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이에 오딘은 풍압발전 상용화를 위해 서울, 부산, 전남, 강원, 제주 등에 인허가 신청을 했으나 각종 규제와 담당 공무원들의 혁신기술에 대한 소극적이고 방어적 업무처리로 더는 추진할 수 없었다. 풍압발전기 제품 제작을 해놓고도 5년간 상용화가 안돼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디젤발전 도서를 대상으로 전력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그린뉴딜 국책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딘은 도서지역에 이미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상시적인 고장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풍압 발전기술을 제안했지만 한전 도서 담당자는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 불가, 상용화 실적 및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를 내세워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송 부사장은 “해외영업 과정에서 ‘한국에 운영되고 있는 상용화된 제품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기술팀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선진국인 한국이 행정규제 등으로 풍압발전기 시제품 설치마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유명렬 기자 mryo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