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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자포리자 원전에 또 포격…IAEA “상황 엄중, 시찰 허용 필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지난 8월 7일(현지시간) 모습. AP연합뉴스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이 11일(현지시간) 또다시 포격을 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비난하는 가운데 유엔은 비무장지대를 제안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 회사인 에네르고아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11일 방사성 물질이 저장된 곳 근처를 포함해 자포리자 원전 단지에 5번의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핵물질이 보관된 시설 주변에도 공격이 가해졌지만 원전에 대한 통제가 유지됐고 부상자는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과 핵 시설 주변을 다시 공격했다”며 “두 번 포격이 있었고 교대 근무 전환을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9일째던 지난 3월 4일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하고 관리 중이다.

이번 포격은 자포리자 원전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에 감행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사안이 중대하다며 즉각적으로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시찰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지금은 엄중한 시간이며, IAEA가 가능한 한 빨리 자포리자에 대한 (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끔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예비적 평가에 따르면 포격이나 기타 군사행동으로 인한 즉각적인 위협은 없는 상태라면서도 “이런 상황이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 단지 주변을 ‘비무장지대’로 설정해 관리하자고 제안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원전 주변에서의 군사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지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비무장화의 안전한 경계에 대한 기술적인 차원의 긴급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선 자포리자 원전 폭격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정면으로 대립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은 “IAEA의 접근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핵 안전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한 러시아는 자포리자 원전 단지 폭격이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먼저 막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지하는 국가들이 IAEA 임무 안전 보장을 위해 원자력 발전소 공격을 즉각 중단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대리인들을 데려오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유럽에서 방사능 대참사가 벌어지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그 위험은 어느 때보다 더 현실적이고,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5일과 6일에도 포격을 받아 일부 시설이 손상돼 방사성 물질 누출 우려가 제기됐으며 이후에도 원전을 겨냥한 군사활동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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