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목줄 쥔 여주시, “입지규제완화” 요구에 정부 난색

공업용수 시설 인허가권 쥐고 요구사항 내놔
여주시 입지규제 완화 제언했지만 쉽지 않아
정부 “지속 요구할 것”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프로젝트의 목줄인 공업용수 시설 건설과 관련해 경기 여주시가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여주시 입지규제를 풀어주고 하수처리시설을 마련해 주는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해달라는 요구를 내놨다. 지역에도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혜택이 돌아오도록 해달라는 취지지만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관계부처와 여주시, 경기도, SK하이닉스가 참여한 가운데 용인 반도체 산단 용수시설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해당 TF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지연 이유인 공업용수 시설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일 구성된 협의체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조성하기로 한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019년 밝혔다. 하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운영에 필요한 공업용수(일일 57만t)를 댈 방법을 마련하지 못해 건설 착수가 지연되면서 투자도 미뤄지고 있다.


관건은 한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용수시설 설치다. 이미 산업단지계획 등 다른 제반 작업은 마쳤다. 마지막으로 남은 용수시설의 경우 여주시가 부지로 선정됐는데,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여주시가 반발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역주민 반발이 이유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협의가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지난 6·1지방선거를 통해 여주시장이 바뀌면서 도돌이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TF 2차 회의에 참여한 여주시는 입지규제 완화와 산단 조성, 하수처리시설 지원 등 상생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6월만 해도 용수시설이 지나가는 4개 마을 취약계층 지원, 여주대 반도체 전공 커리큘럼 지원 등이 요구 사항이었다. 당시 SK하이닉스 측도 이에 동의했지만 여주시가 아예 새로운 추가 요구를 내놓으면서 논의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요구 사항 중 ‘입지규제 완화’와 같은 경우 단시간 내 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수도권 입지 규제의 경우 아무리 정부가 나선다고 해도 쉽사리 풀기가 힘들다. ‘규제 완화’를 내건 역대 정부 중 수도권 규제 문제를 풀어 낸 정부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여주시가 요구 사항을 유지할 경우 올 하반기로 예정한 건설 착수는 요원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관련 인·허가의 신속한 처리를 여주시에 지속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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