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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보고 왔지”…“비왔으면”에 묻힌 그날의 망언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서 나경원 전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YTN 돌발영상 캡처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 수십명이 지난 11일 나선 수해 복구 봉사활동 현장에서 “사진 잘 나오게 비 왔으면 좋겠다”는 김성원 의원의 발언이 나와 큰 파장이 인 가운데, 당시 현장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주고받은 일부 의원들의 모습이 공개돼 또다시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주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동작을 당협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 등 당권 주자들과 현역 의원, 보좌진, 당직자와 당원 등 300여명은 11일 서울 동작구 수해 피해 지역에서 봉사 활동을 펼쳤다. 김 의원이 망언이 나온 바로 그 현장이었다.

당시 현장 분위기를 담은 비하인드 영상을 12일 YTN이 공개하면서 온라인에서는 또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 지역구는 괜찮아 다행’이라는 식의 발언이 나온 건 물론, 여성 의원의 외모 품평을 하거나 서로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된 탓이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 YTN 돌발영상 캡처

당시 영상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가 “거긴 괜찮아요”라고 묻자 최춘식 의원은 “우리는 소양강 댐만 안 넘으면 되니까”라고 답했다. 또다른 지역구의 의원은 “(우리 지역은) 비가 이쁘게 와서(괜찮았다). 내리다가, 딱 그쳤다가, 내리다가 (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본인 지역구만 괜찮으면 된다는 뜻이냐는 비판이 터져 나오자 최 의원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지역구 가평의 ‘지리적 특성’상 소양강 댐이 범람하지 않으면 피해가 없다고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 YTN 돌발영상 캡처

논란이 될 만한 발언들은 또 있었다. 권 원내대표가 옆에 있던 나 전 의원의 머리 부분을 바라보며 “못 보던 사이에”라고 말하자, 나 전 의원은 민망한 듯 머리를 매만지며 흰머리가 있다고 웃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못본 사이에 나잇값을 좀 하네”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외모 품평’ 발언을 내놨다. 여성 의원들이 작업용 신발을 신기 위해 맞는 사이즈를 찾는 과정에서 한 남성 의원은 “여성 발이 너무 큰 것도 좀 보기가 (그렇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 YTN 돌발영상 캡처

권 원내대표가 봉사 지역으로 동작구를 택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의원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권 원내대표가 “원래 강남 터미널로 가려고 했는데 거기는 거의 다 완료가 됐다고 하더라”고 말하자 한 의원은 “나경원 지역이라 (동작구로) 오신 거구나”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딱 보고 나경원 지역 아니면 바꿀라 그랬지. (나경원한테) 꼼짝 못하니까”라고 받아쳤고, 주변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리 친분이 있는 의원들끼리 모인 자리일지라도 수해 현장에서 보일 만한 모습은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에는 “친목회 왔나” “망언 경연대회 하나” “국민들은 피 눈물 나는데 웃고 떠드나” “사람이 죽고 다치고 피해도 어마어마한 상황에 진짜 해도 너무한다” “국민 통곡하는 곳에 가서 저 따위 말이 나오나”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봉사활동 현장에서는 한 주민이 공개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주민이 의원들 앞으로 걸어나와 “여기서 길 막고 뭐 하세요!. 차가 막혀서 짐 실은 차가 못 들어오잖아요.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요”라고 고성을 질렀다.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이제 해산할 겁니다”라며 각자 봉사 장소로 이동했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 YTN 돌발영상 캡처

한편, “사진 잘 나오게 비 왔으면 좋겠다”는 망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김 의원은 12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저의 경솔한 말로 인해 상처를 받고 분노를 느꼈을 국민들께 평생을 반성하고 속죄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만 수해 복구에 나선 국민의힘의 진정성까지 내치지 않아 주길 국민께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당 윤리위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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