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미국 첨단무기 효과…우크라, 러군 병참기지 초토화전략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전쟁의 양상은 러시아군의 병력·무기 물량공세에 우크라이나군이 방어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막아내도 80년전인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고물’무기까지 총동원하는 러시아군의 압도적인 물량을 감당하기 벅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달초부터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매섭게 이어져 러시아군의 후방 군수·병참기지가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이 보내준 M270 MLRS(Multi Loanch Rocket System·다연장로켓포시스템)의 엄청난 사거리와 정밀타격 능력 덕분이다.

당시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드디어 그렇게 기다리던 M270이 들어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다연장로켓포는 M2 브래들리 장갑차의 차대 위에 한꺼번에 12발의 227mm 로켓탄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시스템을 얹은 무기다. 사거리가 무려 300㎞에 달하는 ATACMS 전술 탄도미사일도 자유자재로 쏠 수 있다.

자체 레이더를 달고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 표적을 타격하는 ATACMS 미사일은 다연장로켓포에 장착되면 ‘공포의 무기’로 변한다. 땅에 고정된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지대지미사일은 표적 타격의 원천적 한계를 갖고 있지만, 차량에 실려 언제 어디든 유연하게 표적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전력화한 MLRS는 미국이 준 8대에 불과하다. 미국과 영국이 추가 제공을 약속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단 8대의 이 무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지난9일 2014년부터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의 노보페도리우카의 러시아 공군기지가 정체불명의 폭발물에 의해 전투기 9대가 전파되고 다수의 항공기가 파손됐으며 활주로의 3분의 2이상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러시아는 폭발 직후 “단순 사고에 따른 폭발”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부인했지만, 현지에선 우크라이나공군의 기습에 의해 기지가 피습됐다는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경으로부터 200㎞나 떨어진 이곳으로 출격한 우크라이나 공군기는 없었다. 그렇다고 흑해 연안 오데사항에서 발사된 함대지 또는 지대지 미사일의 흔적도 정보도 없었다. 아직까지 우크라이나 군당국이 전혀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서방전문가들은 MLRS에 의해 발사된 ATCMS 미사일이 공군기지를 파괴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방 군사위성에 포착된 이 기지의 사진들에 따르면 표적들은 너무도 정확하게 주변 은폐물과 구별돼 정밀하게 파괴됐다고 한다.

MLRS의 신출괴몰한 성능은 이뿐이 아니다. 6~7월 대공세로 러시아군이 완전 장악한 루한스크주 후방의 병참기지, 다수의 도네츠크주 내륙 군수기지들을 정밀타격해 러시아군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사이에 위치한 남부 최대도시 헤르손의 수력발전소 위 교량도 타격을 받아 러시아군은 현재 크림반도를 통한 군수물자 보급은커녕 병력이동도 불가능한 상태다.

미국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결코 많지 않은 수량의 미국산 첨단무기가 우크라이나전장의 전황과 형세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방어에 급급하며 수세로만 몰렸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루한스크 대공세 이후 전면공세로 돌아섰다”는 해석이다. 신문은 “4월말 미국에 의해 전해진 HIMARS 다연장로켓포의 사거리가 80㎞에 불과해 러시아군 후방 핵심군사기지 타격이 불가능했던 상황이 MLRS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군수물자와 무기, 병력 보충이 끊겨버린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에 대한 추가공세를 완전히 중단한 뒤 어떠한 적극적 군사작전도 펴지 못하고 있다.

서방언론들은 “전면전에서 서방산 첨단무기의 위력은 상대방의 낡은 재래식 전력을 단 몇번의 공격으로도 초토화할 수 있는데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