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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중국… 시진핑 3연임 앞서 알고리즘까지 장악

포털, SNS, 모바일 쇼핑 플랫폼 등
중국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서비스 알고리즘 등록
‘인터넷 여론 통제’ 한층 강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인터넷 정보 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에 따라 중국 내 업체의 알고리즘 명칭과 등록 번호를 공개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텐센트의 위챗과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 SNS 웨이보, 모바일 쇼핑 플랫폼 T몰, 배달 애플리케이션 메이퇀 등의 알고리즘이 모두 포함됐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정부가 포털 사이트와 SNS 등에 노출되는 콘텐츠를 결정하는 민간 기업의 핵심 알고리즘을 손에 넣었다. 그동안 중국의 인터넷 통제가 공산당과 정부에 불리한 콘텐츠를 검열, 삭제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당국이 원하는 대로 여론을 몰고 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올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인터넷 공간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인터넷 정보 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에 따라 중국 내 업체의 알고리즘 명칭과 등록 번호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3월 이 규정을 만들어 주요 정보기술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핵심 알고리즘을 당국에 제출하도록 했다.

CAC가 공개한 30개 목록을 보면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텐센트의 위챗과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 SNS 웨이보, 모바일 쇼핑 플랫폼 T몰, 배달 애플리케이션 메이퇀 등이 포함됐다. 14억 중국인은 물론이고 중국에 거주하거나 잠시 머무는 외국인들도 일상적으로 쓰는 서비스다.

바이두와 웨이보는 실시간 검색어와 핫이슈를 선정하고 사용자의 검색 이력을 통해 관심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당국에 등록했다. 티몰은 사용자의 클릭 패턴과 추가 구매, 판매량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품목을 정렬하는 방식을 공개했다. 메이퇀은 특정 주문에 대한 예상 배송 시간을 계산해 배달 기사를 연결해주는 알고리즘을 제출했다. 정보기술 기업의 영업 기밀이라고 할 만한 핵심 서비스 작동 방식이 중국 당국 손에 고스란히 들어간 것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각 인터넷 회사에 ‘부정적 콘텐츠’를 제거하고 ‘긍정적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노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당국이 주요 인터넷 사업자들의 알고리즘 작동 방식까지 완벽하게 장악하게 되면 ‘긍정적 콘텐츠’ 위주로 인터넷 공간을 '정화'하려는 중국 당국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에선 인터넷 여론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강화됐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공간을 정화한다는 이유로 올해 상반기에만 1만2000여개 사이트를 폐쇄했다. 경고나 벌금을 받은 사이트도 3000곳이 넘는다. 중국 매체는 이들 업체가 가짜 뉴스나 음란, 도박 관련 콘텐츠를 퍼뜨려 부당 이익을 얻는 등 관련 법규를 어겼다고 전했지만 여론 통제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와 함께 국가·정권 전복과 관련되거나 통일·주권·영토·안보를 저해하는 내용의 방송을 금지하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 행동 규범도 시행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과 홍콩, 인권 등에 관한 이견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당국이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이자 주요 업체들은 스스로 건전한 사이버 공간을 만들겠다며 오탈자 단속에 나서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 당국의 인터넷 통제는 코로나 봉쇄로 인한 불만 여론이 급등하면서 한층 강화됐다. 곧 있을 시 주석의 3연임 확정과 이후 국정 운영에 관한 비판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평가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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