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비사회와 부족주의

김현명 목사
부산 남천교회 교구담당


예배가 소비되는 시대다. 지금 세대는 살아온 곳보다는 "어딜 가든 자신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지금의 신앙인들은 한 특정한 건물이 자기의 영원한 교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기대치에 부합하지 않으면 쉽게 떠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먹을 풀이 말라 버리면, 냉정하게 다른 목초지를 향해 떠나는 유목민과 같다. 그래서 나온 표현이 바로 신유목 교인(nomad Christian)이다.

또한, 근대화 (Modernization)와 신자유주의 (Neoliberalism), 그리고 지구화 (Globalization)를 거쳐 사람들은 ‘국민’에서 ‘개인, 시민이 되었고, 이제는 개인, 시민을 넘어 소비사회주체가 되었다. 성도들 역시 이런 시대의 특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교회 구성원, 성도에서 소비사회 주체로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구입하기 위해서 가성비와 제품의 품질, 그리고 개인의 기호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소비사회 주체란 단순히 물건 뿐 아니라, 만나는 사람, 주어진 여건과 같이 삶의 모든 방면을 소비의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며, 이는 예배 역시, 소비로 보게 된다는 것. 따라서 좋은 예배, 좋은 말씀을 가지고 싶어 하기에(사실 좋다는 것도 내 마음에 드는 것이긴 하지만), 이것이 되지 않으면, 가차 없이 교회를 옮기거나 떠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를 지나가는 가운데, 그렇다면 교회는 어떻게 해야할까?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가 무너진 이유를 개인주의에서 찾는다. 공동체로 이루어진 교회를 이른바 제도권 교회라고 지칭하며 모더니즘에 갇혀 지난 권위주의와 고립된 사고로 일관된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비판한다.

그러나, 우리는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미셸 마페졸리가 말한 부족주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마페졸리는 이 시대를 개인주의를 넘어 부족주의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저마다 관심사를 두고, 모여들어 하나의 부족을 형성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동호회, 팬클럽, 커뮤니티 포탈 사이트.

이런 부족주의가 시대의 특징이라면 교회는 더욱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 교회는 원래 무리였기 때문이다. 교회를 뜻하는 에클레시아의 뜻이 하나님께서 불러낸 무리이며, 또한 주께서 거하시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더욱 교회다울 때 그 공동체가 확장 되어져 간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응당 이렇게 할 것이라는 세상 사람들의 기대감에 부흥하는 삶을 살아내는 것도 포함되지만, 삶을 살아가다 보면, 당연하게 따라야 할 이치나 관행도 말씀과 반대된다면 거부하는 삶을 사는 모습이 동반될 때 가능하다.

그리고 또한, 소비사회 주체로 대표되는 이 시대에 대해 교회가 줄 수 있는 답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말씀이 주는 안정감이다. 바로 죄 문제의 해결이다. 소비자들의 요구는 나는 기독교인이라 자신하기 때문에 기독교적으로 보이는 방법으로써 나의 욕망을 채워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독교는 허울이다. 죄 문제는 먼저 자신을 죄인으로 인정할 때에만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러나 교회는 그 문제의 민감성 때문에 논하지도 않고 있다. 교회가 다수를 잃을 지언정 말씀의 단순한 진리, 인간은 죄인이고 그렇기에 예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설파하지 않으면 아무리 그들의 욕구를 채운들 떠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비자의 욕구를 맞추는 목회자는 당연히 식당 손님에게 맞춰야 하는 주인처럼 을이 되고 진리를 전하는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권위자가 된다. 그러니 오히려 함부로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더 좋은 예배와 더 좋은 말씀을 소비하고 싶은 시대, 관심사로 서로가 모이는 부족주의의 시대, 이 시대에 교회가 더욱 교회다움으로 더 굳건히 세워져 나가길 바란다.

◇김현명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M.Div.)하고 현재 미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과정(D.Min)중에 있습니다. 청년 문화선교단체인 공감 미니스트리 대표로 일터와 학업이 노동이나 과업이 아닌 예배의 자리임을 알리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부산 남천교회에서 다음 세대와 교구를 맡아 사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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