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모른척’은 악행…표절밝힌 이유는” 교수 울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전 회장 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의 직접적 피해자라고 주장한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김 여사의 사과를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구 교수는 14일 페이스북에 ‘내가 김건희 여사의 표절 사실을 밝힌 까닭’이라는 제목의 긴 글을 게재했다. 구 교수는 김 여사의 표절 의혹 논문에서 인용표기 없이 내용이 인용된 원논문 저자다. 그는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김 여사 논문은 명백한 표절이므로 김 여사의 사과와 피해 복구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구 교수는 “나는 2022년 8월 1일 전까지 한국 학계의 논문 검증 시스템을 믿었고, 명백한 표절 논문이 ‘표절 아님’으로 판정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국민대의 ‘틀린 결론’ 앞에서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9월 1일부터 마주하게 될 나의 수강생들의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들에게 ‘표절은 악행’이라고 가르쳐야 하고, 리포트나 기말논문에서 표절을 저지른 수강생은 그 고의성에 따라 점수를 깎거나 0점 처리를 해야 한다”며 “그런데 만일 수강생 가운데 누군가 ‘교수님, 영부인의 표절은 되고, 제 표절은 왜 안 되죠?’라고 묻는다면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나는 부끄럽고 싶지 않았다. 나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강의실에서 수강생들이 담당교수를 존경하는 가운데 모두가 서로의 앎을 키워나가는 떳떳한 교수가 되고 싶었다”며 “‘표절하지 말라’는 내 말이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이미 ‘표절 논문’으로 확인한 김 여사의 학위 논문의 ‘표절 사실’을 밝혀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김 여사가 표절을 저지른 데는 논문 지도교수의 책임 또한 매우 크다고 본다”며 “논문 지도(指導)는 말 그대로 논문의 주제와 목적은 어떠해야 하고, 논문은 어떠한 방식으로 쓰는 것이며, ‘좋은’ 논문이 갖춰야 할 문제의식과 학문적 기여 등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를 가르쳐 학생이 그 가르침에 따르도록 하는 일이다. 김 여사 논문에 ‘지도교수’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의 피해자라고 주장한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 KBS 방송화면 캡처

구 교수는 “나는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이 내 논문의 ‘짜붙 표절’(짜깁기로 붙여 몰래 따오기)의 ‘죄(罪)’를 지었기에 이미 ‘학위 논문’의 자격을 박탈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논문 자체에 대해서도 “박사급 논문다운 이론적 고찰이 아예 빠져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채택한 방법론의 타당성에 대한 입증도 마련돼 있지 않으며, 설문조사의 절차와 내용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 대한 치밀한 분석까지 모두 빠져 있고, 논문의 핵심 가치라고 볼 수 있는 주장들은 증명 근거도 없이 체계나 순서도 없이 아무렇게 나열되고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그 논문은 박사논문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혹평했다.

구 교수는 문제의 표절 부분에 대해 “김 여사께서는 ‘디지털 운세 콘텐츠’를 주제로 잡았기에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우리말 뜻매김을 ‘우리말다운 우리말’로 풀어내는 내 논문에 어느 정도 도움을 받았을 것이고, ‘출처 표시’로써 그에 대한 감사를 표했어야 마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김 여사는 2007년의 논문에서뿐 아니라 그 표절 의혹과 표절 사실이 드러난 2022년 현재까지 모르쇠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분의 ‘모른 척하기’는 그 자체로 또 다른 악행으로서 한국사회가 그동안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영부인의 지위에 계신 분은 국민의 뜻을 높이 받들고, 그 말과 행동으로써 그 뜻을 구현해 주어야지, 그것을 뒤로 되돌리는 잘못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김 여사가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하며 그 진정성을 내보이기 위해서는 “‘표절 시인’과 ‘학위 취소 요구’가 들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끝으로 법의 편향적 적용이 가져올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나라는 ‘올바른 법’에 의해 다스려질 때만 세워질 수 있다. 그 법과 시스템이 한쪽에 치우쳐 기울어진 나라는 적은 사람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을 불행으로 빠뜨린다”며 “불행의 구덩이에 빠진 사람을 건져줄 의무와 책임이 나라에 있는 한 국정을 맡은 사람은 언제나 ‘법의 올바름’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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