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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발굴 개토식에서 초등학생이 ‘삽’을 든 이유?

유아진 양, ‘칠곡지역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 개토식’에 참석

지난 10일 열린 개토식에서 김재욱 칠곡군수와 유아진 양이 함께 시삽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초등학생이 6·25 전사자 유해 발굴 개토식(開土式)에 공식 초청 받아 어른들 사이에서 제 몸만 한 삽을 들고 흙을 퍼 잔디에 뿌려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왜관초교 6학년 유아진(12) 양으로 6·25 전사자 유해를 찾아 달라는 손 편지를 쓴 것이 알려지면서 개토식에 초청 받았다.

유 양은 지난 10일 김재욱 칠곡군수를 비롯해 한·미 지휘관과 보훈단체 관계자와 함께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칠곡지역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 개토식’에 참석했다.

이날 유 양은 주요 내빈과 헌화하며 호국 영령의 넋을 기리고 삽으로 흙을 퍼 앞쪽에 뿌려 성공적인 유해 발굴을 기원했다.

또 유해 발굴을 담당할 50사단 칠곡대대 장병에게 “전사자 유해를 꼭 찾아 달라”며 용돈으로 마련한 아이스크림을 전달하기도 했다.

유 양의 선행에 정주영 칠곡대대장은 표창장과 감사의 선물로 화답했다.

유 양은 지난해 8월 호국의 다리 추모 기념판에서 6·25 당시 실종된 미군 엘리엇 중위의 사연을 읽고 칠곡군에 고인의 유해를 꼭 찾아 달라는 손 편지를 보냈다.

이 사실이 미국 현지 엘리엇 중위의 유가족과 주한 미 대사관에 알려지면서 유 양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또 지난 2월 대선 후보로 칠곡군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귓속말로 “한국전쟁 참전했던 엘리엇 중위 유해를 꼭 찾아서 미국 가족들에게 돌려보내 주세요”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아저씨가 꼭 찾아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게”라고 약속했다.

유 양은 “칠순이 넘은 아들과 딸이 아직도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너무 안타까워 편지를 썼다”며 “엘리엇 중위님을 비롯한 모든 전사자 분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엘리엇 중위의 유가족과 화상 통화를 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상황 등을 전해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등록된 유전자 시료가 많지 않아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율은 2%에 불과하다”며 “유가족 시료 채취에 많은 관심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엘리엇 중위는 6·25 당시 호국의 다리 인근에서 야간 작전 중 실종됐다. 그의 부인은 평생 남편을 기다리다 2014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자녀들은 어머니 유해 일부를 작은 유리병에 담아 호국의 다리 아래 낙동강에 뿌려 부모님의 사후 재회를 도왔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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