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이번 겨울 더 춥다… 반도체 수요 급감 전망에 삼전·하이닉스 ‘비상’


반도체 산업의 앞길에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내리막을 탄다는 암울한 관측이 잇따른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더 많이 줄어든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소비자용 D램 가격이 공급 과잉, 재고 증가로 하락 폭을 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최대 18% 추락한다고 추산했다. 소비자용 D램은 셋톱박스, 스마트 TV, 인공지능(AI) 스피커,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로 쓰인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에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8~13% 낮아질 것으로 봤었다. 그때도 낙폭을 기존 추정치(-3~-8%)보다 5%포인트 확대했다. 그런데 한 달여 만에 다시 5%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로 소비자용 D램 가격이 3~8% 낮아진다고 예상했다. 이 전망치 역시 지난달 추정치(0~5%)보다 3%포인트 낙폭을 키웠다. 트렌드포스는 “시장의 공급 과잉이 해소될 때까지 소비자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세계 D램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 하반기 실적을 ‘부정적’이라고 공식 평가했다. 마이크론은 2분기 매출액을 68억~76억 달러로 추정했지만, 최근에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미국 팹리스 업체(반도체 설계·개발 전문 기업)인 엔비디아도 올해 2분기 매출액을 67억 달러로 낮췄다. 지난 5월에 내놨던 전망치(81억 달러)보다 17%나 내린 숫자다.

시장에서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잇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8조4860억원에서 54조311억원으로 7.6% 낮췄다. 메모리 사업 비중이 더 큰 SK하이닉스의 경우 실적 전망치가 15조5182억원에서 13조2060억원으로 14.9%나 내려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돌파구로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 확대’를 내세운다. 파운드리 시장은 기업의 성숙 공정 같은 ‘실력’에 따라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다. 업황이 나쁠수록 수요자 주문이 특정 기업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TSMC의 경우 지난달에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3분기 전망치를 오히려 올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당초 예상보다 올해 하반기 업황 둔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안정적 수익을 거두기 위해 자구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