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트는 음악 사용료는?…법원 “월 237원만 내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사실상 패소
매월 2만원 요구에 1.2%만 인정돼
“고객 체류 시간 짧고, 매장 협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편의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대한 비용을 내라며 편의점 운영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사실상 편의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음저협은 편의점 1곳당 매달 2만원의 공연권 사용료는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월 200원대의 사용료만 내라고 판결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3-2부(재판장 박찬석)는 음저협이 CU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472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이는 음저협이 당초 청구했던 29억2000여만원의 1.2% 수준이다. 재판부는 전체 소송 비용의 95%도 음저협이 내라고 했다.

음저협은 2020년 1월 BGF리테일이 관리하는 편의점 매장들이 2015년 4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8개월 동안 디지털음성송신 방식으로 음악을 틀어 공연권이 침해됐다며 매장 한 곳당 월 2만원씩 지불할 것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공연권은 저작물을 일반에 공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뜻한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번 사건에서도 BGF리테일의 공연권 침해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쟁점은 BGF리테일이 음저협에 지급해야 하는 구체적인 금액 산정 문제였다.

앞서 대법원은 음저협이 2016년 8월 롯데하이마트의 공연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제기한 소송에서 “음저협에 9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었다. 당시에는 3000㎡ 미만 영업장의 경우 공연권 사용료를 징수할 기준이 없다는 게 쟁점이 됐는데 대법원은 3000㎡ 미만 영업장도 공연권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음저협은 이후 50~100㎡인 매장은 2만원, 1000㎡ 이상인 매장은 9만원 등을 징수하는 기준을 제안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 업계 의견을 수렴해 50∼100㎡ 매장은 2000원, 1000㎡ 이상 매장은 1만원 등 액수를 대폭 낮춰 수정한 기준을 도입했다. 소규모 영업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50㎡ 미만 영업장은 공연 사용료 징수를 면제하거나 유예키로 했다.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문체부가 정한 징수 규정을 기본으로 인정하면서 편의점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고려해 그보다도 더 적은 액수만 징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 매장의 면적별 분포 현황을 기초로 산정하면 전체 매장의 평균 월 공연권 사용료는 1186원”이라며 “여기에 편의점이라는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다시 80%를 감액한 비용을 피고가 반환할 금액으로 산정한다”고 밝혔다. 한 곳당 273원 수준이다.

재판부는 80%를 감액한 이유에 대해서는 “편의점 매장은 고객이 체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머물 공간도 매우 협소해 공연권 침해 정도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고 설명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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