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윤중천 전 내연녀, 성폭행 무고 혐의 1심 무죄

“성범죄 유죄 아니라고 해서 무고죄 당연 인정되는 것 아냐”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의 장본인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지난 2019년 5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의 장본인인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무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씨의 전 내연녀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16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여성 사업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2년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윤씨 부인이 A씨를 간통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자 A씨는 윤씨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하고 24억여원을 뜯겼다며 맞고소장을 냈다. 윤씨가 빚을 갚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2011년 11월 자신에게 약물을 먹인 뒤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고 이를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고 했다. 맞고소전 와중에 A씨는 지인에게 윤씨가 가져간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찾아와달라고 부탁했는데, 이 승용차 트렁크에서 김 전 차관의 ‘별장 성 접대’ 동영상이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윤씨의 성폭행 혐의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하고 A씨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채 판사는 “윤씨의 성범죄 사실이 유죄가 아니라고 해서 A씨의 무고죄가 당연히 인정되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두 혐의 사이에는 사법적 간극이 있다고도 했다. 채 판사는 A씨가 사건 당시 윤씨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관계 후 사귀는 사이로 발전했다는 얘기는 가해자 측에서 피고인에게 ‘피해자다움’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성관계 후 갑작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더라도 그 관계 자체는 원치 않는 일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성범죄 후 피해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검찰이 무고죄 증거로 제시한 성관계 촬영물 사본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채 판사는 “A씨 변호인은 원본 영상의 존재 여부와 원본과 사본의 동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녹취를 포함한 성관계 동영상 관련 모든 증거는 유죄 증거로 채택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