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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체르노빌 되나…우크라 전쟁 새 이슈로 떠오른 자포리자 원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앞 러시아군 소속 병사가 보초를 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의 원자력 발전소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럽 최대 원자력 시설로, 현재 이곳 주변으로 포격이 이뤄지고 있어 자칫 방사능 유출 등 대형 핵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포격 주체를 놓고 서로를 지목하며 다투고 있다.

알자지라 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및 지도부와 긴밀히 협력해 IAEA 전문가들이 원전을 방문하고 우크라이나의 파괴적인 행동에 진실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AEA는 전날 원전 안전 보장을 위한 현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양쪽 모두의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러시아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가 포격 주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도 우크라이나가 원전에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에 공격을 중단하게 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블라디미르 로고프 자포리자주 행정 책임자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오늘 2시간 동안 곡사포로 포탄 25발을 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 지도부와 EU 수석 외교관들은 IAEA가 자포리자 원전을 시찰하기 위해 이곳 일대를 비무장지대로 만들 것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휴전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 담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전경. AP연합뉴스

자포리자 원전은 단일 규모 유럽 최대 원전으로 6기를 보유 중이다. 러시아는 개전 직후인 3월 초 원전을 점령했다. 이 원전은 러시아군 감시 아래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관리 중이다. 최근 이곳 원전에 포격이 잇따르며 방사능 누출 등 핵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격이 원자로를 폭발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알자지라 통신에 따르면 M. V 라마나 브리티시컬럼비아 공공정책 및 국제사건 대학 교수는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전이 폭파하면 수십 년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원전 상황과 관련해 이날 연설에서 “전 세계가 원전 방어를 위한 힘과 결단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이는 패배를 의미한다”며 대응을 촉구했다. 이어 “러시아의 행동으로 참사가 발생한다면 그 충격파는 현재 침묵하는 사람들을 타격할 것”이라며 “전 세계가 테러에 패배하는 것이고 (러시아의) 핵 협박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정부는 자포리자 원전 복구를 위해 현금 약 100만 달러(12억5200만원)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원 금액 중 절반은 외교부가 부담하고, 유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나머지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지원금은 IAEA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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