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스텔라] 미국서 절도범 표적된 현대차·기아… 왜?

절도범이 기아 차량을 훔치는 장면이 담긴 틱톡 영상의 한 장면. 틱톡 영상 캡처

*‘Car스텔라’는 모빌리티 업계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이나 궁금증을 카스텔라처럼 보들보들하게 전해드립니다.

최근 미국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만 골라서 훔치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절도범이 차량을 훔치는 방법이나 실제 절도 장면을 틱톡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사회 문제로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피해자들은 “이렇게 된 데에는 제조사 탓도 있다”면서 현대차·기아 현지 법인에 잇달아 집단소송을 걸고 있습니다.

구글에 Hyundai(현대)와 theft(절도), 두 단어를 입력하면 현대차·기아 차량의 도난 건수가 급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옵니다. 현지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죠.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달 이 지역에서 발생한 차량 절도사건 약 1000건 중 634건(현대차 301건, 기아 333건)이 현대차·기아 차량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현대차·기아 차량 642대가 도난당했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74건)보다 767%나 증가한 것이죠. 현대차는 2015년형, 기아차는 2011년형 모델이 주로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미국 미주리, 캔자스, 일리노이, 아이오와, 켄터키, 텍사스 등에서 현대차·기아 현지법인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도난방지 장치인 ‘이모빌라이저’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모빌라이저는 차량의 디지털 키에 내장된 암호가 내부 전자장치 암호와 일치해야 시동이 걸리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 도난 장면을 SNS에 ‘챌린지’ 형태로 올리면서 절도 행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겁니다. 차량 절도범 중 절반 이상은 16세 이하 무면허 청소년인데, 체포하더라도 다음 날 아침이면 석방돼 다시 절도를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 소유자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새로운 보안 키트를 개발해 제공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상황인데, ‘작은 장치’ 하나 빼놓는 바람에 커다란 암초를 만난 것입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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