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차량을 훔치는 영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현대와 기아 차량이 해당 범죄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쿡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 7월 1일부터 약 한 달간 현대·기아 차량을 대상으로 642건의 차량 도난 신고가 발생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도난 사고(74건)의 8배가 넘는 수치다.

신고는 시카고뿐 아니라 미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올해에만 현대차 268대, 기아차 432대가 절도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기아가 도요타, 혼다, 포드 등을 제치고 절도 대상 1위에 올랐다며 틱톡 등을 중심으로 퍼진 ‘범죄 챌린지’가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 밖에도 시애틀·셸턴·워싱턴·위스콘신 등에서도 기아·현대 차량의 도난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쿡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러한 차량 도난 범죄가 최근 미국 틱톡 등 SNS에서 유행한 이른바 ‘기아 보이즈’ 챌린지와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기아 보이즈’란 훔친 차량을 이용한 곡예 운전 등을 과시하는 동영상 챌린지로 이들은 자동차의 창문을 깨고 들어가 키홀더를 뜯어내고 USB 케이블 등을 이용해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경찰은 도난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기아 차량이 ‘기아 보이즈’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열쇠 손잡이 등에 특수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으로, 암호와 같은 코드를 가진 신호가 잡히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한다.

현대·기아 차종 중 2021년 11월 이전에 생산된 것들은 이모빌라이저 기능이 없다.

도난 사고가 이어지자 미국의 현대·기아 차주들은 설계 결함으로 차량이 도난당했다며 집단소송을 내기도 했다.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주리, 캔자스 법원 등에서 현대·기아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판매법인은 당국과 협력해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보안키트를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서민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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