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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칼국수라고 해도 될까…‘손’의 기준은?” [사연뉴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손칼국수, 손만두, 손짜장… 이름만 들어도 조리 과정이 연상되는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손’이나 ‘수제’라는 글자에 보내는 신뢰감은 특별합니다. 음식에서 손맛을 찾는 경향은 어릴 적 어머니가 정성껏 만들어준 반찬을 먹으며 체득한 본능적 욕구에 가깝겠지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17일 손으로 어디까지 만들어야 수제인지를 묻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칼국수 가게 업주라고 소개한 회원은 “손칼국수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제목의 글을 올려 누리꾼들에게 의견을 구했는데요. 이 업주 역시 ‘손’이라는 글자가 주는 무게감을 의식한 듯합니다.

이 글은 곧바로 논란을 촉발했는데요, 회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우선 “시판용 칼국수면은 안 된다. 직접 면을 만들어야 한다” “반죽부터 전부 다 손으로 만드는 게 손칼국수 아니겠냐” “손으로 쳐서 뽑은 면이 아닌데 어떻게 ‘손’을 붙일 수 있느냐” 등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기계로 반죽하고, 기계로 면을 뽑아낸다면 칼국수 앞에 ‘손’을 붙일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기계 반죽을 해도 면만 직접 자른다면 ‘손’을 붙여도 무방하다는 반론도 많았습니다. “칼로 직접 자르기만 한다면 손칼국수다” “시판면이라도 손으로 칼집만 넣으면 ‘손’을 붙여도 되지 않겠느냐” “제면기 칼날을 그어 가락을 내도 손칼국수라고 하더라” 등의 반응입니다. “기계를 들여놓고 직접 뽑으면 그게 수타면 아닌가”라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자 누리꾼들은 “그냥 ‘손’ 글자를 빼는 게 속 편할 것 같다” “손에도 백분율 기호(%)를 붙이는 게 어떻겠냐” 등의 우스갯소리를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국민일보DB

이와 같은 고민은 만둣가게 업주 역시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손만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 윤모(36)씨는 “만두를 매일 아침 직접 빚고 있긴 하지만 만두소와 피 모두 공장에서 생산한 걸 본사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내 가게이긴 해도 이걸 ‘손만두’라고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손으로 직접 만든 음식의 질감은 흉내낼 수 없을 겁니다. 수타면을 정통성으로 삼는 가게들은 국수 미는 공방을 유리창 너머 볼 수 있게 해놓고 모객 전략으로 활용하기도 하죠. 면의 나라 이탈리아에서는 손으로 만드는 생면의 값을 훨씬 더 쳐준다고 합니다.

과거 온라인에서 손칼국수라고 써 놓고 기계국수를 말거나, 손만두라는 간판을 달아 놓고 냉동만두를 내놓다 비난을 받은 가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식에서 ‘손’ ‘수제’라는 말은 분명한 기준이 있는 명시적 언어는 아닌 듯합니다.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표되는 라면 중 ‘수타면’이라는 상품도 있는 것처럼요. 어디까지 수제인가에 대해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미는 것도, 공통된 합의를 모색하는 것도 하나같이 어려워 보입니다. 모든 음식은 결국 인간의 손과 신선한 식자재, 각종 조리기구의 합작품이니까요. 여러분은 ‘손’이란 표현을 쓸 수 있는 기준이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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