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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마, 죽을지 몰라’ 우크라 비밀 게릴라 작전

지난 8월 1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의 마이스코예 인근의 군 탄약고에서 폭발로 인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리 목표는 점령자들에게 ‘여기는 당신들 집도 정착지도 아니며 매일 밤 편안하게 잠들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지역에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게릴라부대원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조심스레 자신들의 비정규 전투활동을 털어놨다. 자신의 신원을 철저하게 감춘 이 부대원의 눈에는 백척간두에 놓인 조국의 운명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가득했다.

NYT는 암호명 ‘스바로그’라고 밝힌 이 부대원과 암호명 ‘바이킹’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했다. 이들은 비밀리에 러시아군 목표를 찾아 기습 공격하고, 친러시아 행태로 조국을 배신한 매국노들을 처단하는가 하면, 러시아의 주요 보급망인 철도 공항 탄약창 등을 파괴하는 활동을 해왔다.

이들은 태어나고 자란 땅의 익숙한 환경을 이용해 폭탄과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적’을 직접 암살한 다음 지역사회에 섞여들어 정체를 숨기는 식으로 활동한다.

스바로그는 최근 러시아 통제구역에서 러시아에 부역하는 현지 경찰관의 차량에 부비트랩을 설치했다고 한다. 또 자신이 속한 조직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멜리토폴에서 러시아의 ‘통합러시아당’에 가입한 우크라이나인 부역자를 제거하기 위해 그의 차량에 부비트랩을 설치했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정부관리는 파르티잔들이 격전지인 헤르손에서 곡물창고를 파괴했으며 지난 13일에는 크림반도와 멜리토폴을 잇는 철도를 폭파해 군사 장비 공급을 끊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CNN은 같은 날 최근 러시아가 2014년 강제합병한 크림반도에서 발생한 공군기지 폭발과 탄약고 폭발사건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현지 게릴라부대에 의해 이뤄졌음을 부여주는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병합지역인 크림반도 노보페도리우카 인근의 사키 공군 비행장 방향에서 폭발음이 들린 뒤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됐다. AP연합뉴스

이 문건은 지난 9일 러시아 군용기 9대가 파괴된 크림반도 사키비행장 폭발에 대해 “러시아 군사시설에 강력한 손실을 입혔다”며 “이에 뒤따른 공격은 크림반도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체계적인 군사 역량의 증거”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 16일에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지역의 군부대 탄약고와 그바르데이스코예 비행장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러시아는 “(현지 우크라이나 게릴라의) 사보타주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익명의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는 NYT에 “적 후방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정예부대의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 군사시설과 탄약고, 무기고, 본부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도 “점령군의 보급품과 탄약, 군 장비와 지휘부가 파괴됨으로써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이는 해방을 위한 국민의 전쟁이고, 모든 우크라이나인의 자유와 국가 독립을 위한 투쟁”이라며 “우리는 전국적인 방어 태세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하고 또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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