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분열은 필패, 하나로 뭉쳐야”…이준석 “국민도 저도 속은 것 같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첫 비대위 회의를 열고 “당에 갈등과 분열이 생기고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가게 된 일 등 모두 국민과 당원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승리하고서도 비대위를 꾸릴 수밖에 없게 된 현 상황과 관련해 새 지도부가 고개를 숙인 것이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당의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고, 새 정부를 제대로 견인해 조기 안착시키고 신뢰받도록 하는 데 소홀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는 가급적 구성되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라며 “(비대위를) 하더라도 빨리 끝내는 게 바람직한데 그런 점에서 마음이 무겁고 처참하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엄태영·전주혜·정양석·주기환·최재민·이소희 위원 등 비대위원 9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장에는 ‘혁신과 변화로 거듭나겠습니다’는 문구의 새 배경 걸개(백드롭)가 걸렸다.

주 위원장이 “우리가 잘못했고 앞으로 잘한다는 취지에서 인사드리고 시작하자”고 제안하자 비대위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비대위원들도 책임을 통감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권 원내대표는 “당이 위기일수록 민생을 챙겨야 하고, 민생에서 성과를 낼 때 국민의 신뢰를 복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비대위원도 “2030세대 지지가 지속되게 처절한 노력을 해야 한다. 도로 자유한국당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당원들을 향해 “뭉쳐야 한다. 분열한 조직은 필패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 조직 전체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잘 될 수 없다는 절박감,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역지사지하면 당의 단합은 조기에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이날 사무총장에 재선의 김석기 의원을 임명했다. 수석대변인에는 박정하 의원, 비서실장에는 정희용 의원이 임명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한 날선 비난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국민도 (윤 대통령에게)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저는 속았다. 국민도 속았다”고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말을 빌려 윤 대통령을 공격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대선 기간 윤 대통령과의 두 차례 갈등을 봉합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저런 건 당연히 우리가 털고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자신을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로 표현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본 뒤 “그게 아니었던 것처럼 되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 취임 100일 평가에 관해선 “집을 분양했으면 모델하우스와 얼마나 닮았는지가 중요한데 모델하우스엔 금수도꼭지가 (달렸고),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가 (달렸다)”며 “그럼 분양받은 사람들이 열받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비대위 출범에 반발해 제기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는 다음 주에 나올 예정이다. 서울남부지법은 “신중한 사건 검토를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이번주 내로는 결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강보현 구승은 기자 bob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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