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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논문’ 재검증 없다… 국민대 교수회 61.5% 반대

“재투표는 품격있는 교수회 아냐” 교수회 전체 메일
교수회장 “교수회 집단 지성의 결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장호권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대학교 교수회가 표절 논란이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재검증하지 않기로 결론 냈다. 자체 검증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 결과 반대표가 절반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 교무위원들이 교수회 회원 전체에 투표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국민대 내부에서는 교수들의 의사 표현을 압박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대 교수회는 19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연구윤리위원회 재조사위원회의 판정 결과 보고서 및 회의록 공개 요청 여부, 교수회 검증위원회를 통한 자체 검증 실시 여부 등을 물은 찬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투표 결과 해당 논문을 자체 검증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에 61.5%(193명)가 반대했고, 38.5%(121명)가 찬성해 반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민대 교수회에서 자체적으로 김건희 여사 박사학위 논문을 검증하려던 안건은 최종 부결됐다. 교수회는 지난 12일 임시총회를 연 뒤 16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교수회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김 여사 논문 검증과 관련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전체 교수회원 407명 중 314명이 참여했다.

만약 자체 검증을 할 경우 검증 대상 논문 범위를 정하는 별도 문항에는 무응답자를 제외한 183명 가운데 57.4%(105명)가 박사학위 논문만 검증해야 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42.6%(78명)는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 재검증위원회가 검증한 논문 4편을 모두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지했다.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 재조사위원회 결과보고서 및 회의록 공개를 요청하는 문제에는 찬반이 근소한 차이로 엇갈렸다. 총 51.6%(162명)가 반대, 48.4%(152명)가 찬성했다.

홍성걸 교수회장은 결과 발표 전 교수회 회원들에게 “우리 결정이 어떤 방향이더라도 이는 교수회 집단 지성의 결과”라며 “이번 안건에 대해 찬성한 분들이나 반대한 분들 모두 우리 국민대의 명예를 존중하고 학문적 양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대는 지난 1일 김 여사의 논문 4편과 관련한 부정 의혹을 재조사한 결과 박사학위 논문 등 3편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머지 학술지 게재논문 1편은 검증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예외 생기면 원칙 무너져”… 이메일 ‘압박’ 논란도
지난 8일 국민대 정문 앞에서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07년 쓴 박사학위 논문조사 결과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김 여사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살펴보고 있는 숙명여대의 민주동문회도 숙명여대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개최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동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투표 과정에서 교수회 회원들이 “표결 자체가 절차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메일을 받으면서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학교 교무위원인 이석환 교학부총장과 이동기 법과대학장은 교수회 회원 전체에게 안건 투표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메일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석환 부총장은 메일에서 “예외가 생기기 시작하면 기존의 규정에 따라 처리된 사안 사이에 원칙과 일관성이 무너져 학교는 관리를 지속할 수 없다”며 “특정 분야 논문 검증을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재조사위원회에서 내린 결정이 있는데 단과대학별로 인원을 선발해 검증위원회를 꾸려 재검증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월권”이라고 했다.

아울러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회의에서 제기된 의견에 대해 사실 무엇을 의결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결하고 논의된 사항을 투표로 부치는 것은 '품격있는 교수회'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애초부터 무효인 투표의 결과를 가지고 주도권을 쥐어 언론에 공표하고 이를 통해 여론재판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생각은 국민대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게 아니라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정치의 한복판에 학교를 송두리째 빠뜨려 존립 그 자체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기 학장은 “작년에 진행된 ‘검증시효 도과로 인하여, 본조사에 들어가지 않음’이라는 예비 조사 결과에 대해 교수회가 대응할 것인지 투표에 회부한 바 있다”며 “지난해 최종 결론이 난 동일한 사안에 대해 1년이 지나지 않아 또 다시 투표에 부치는 (것은) 일사부재의에 반하는 처사”라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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