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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 경고, 알면서 숨겼다고?… 젤렌스키 “경제 우려 탓”

패션잡지 보그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SNS에 ‘용맹의 초상: 우크라이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라는 제목의 화보 기사를 올렸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 보그 페이스북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경제적 손실을 우려해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란 서방의 경고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는 ‘국민의 목숨보다 경제가 중요한가’라는 비판론과 ‘모두 전쟁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옹호론이 엇갈리고 있다.

WP는 18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앞선 인터뷰 발언으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WP 인터뷰에서 러시아 침공에 앞서 서방이 수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이를 우크라이나 내부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에 “만약에 알렸다면 경제적 손실이 컸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만약 (침공) 징후를 미리 알렸다면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를 잃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더 나아가 “우리 중 일부는 (침공 직후) 떠났지만 수많은 이들이 여기 머물며 보금자리를 지키려 싸웠다”며 자신의 판단을 옹호했다. 러시아가 침공 초반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민의 안전보다 경제를 우위에 뒀다는 지적이었다. WP는 “젤렌스키의 인터뷰가 전쟁 발발 이후 전례 없는 대중의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의 편집장은 “불쾌하다”며 자신은 도망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실액으로 제시된 ‘매달 70억 달러’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수많은 희생과 남부 점령지의 피해 등과 비교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을 옹호하는 주장도 있었다. 한 홍보 전문가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미국의 경고에 대한 언론 보도를 충분히 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무엇인가’ 프로젝트를 설립한 올레나 그네스도 “우리 모두가 전쟁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전쟁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도망을 독려하는 꼴”이라는 말도 나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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