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익수자 구한 경찰관들…‘눈빛’ 척척 [아살세]

스노클링 하던 물놀이객 표류…비번 해양경찰관들이 구조

제주 서귀포 해안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주 서귀포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다 먼바다로 떠밀려가던 익수자 두 명이 휴무일이던 해양경찰관 4명에 의해 구조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25일 오후 2시 제주 서귀포 바다 태웃개는 그날따라 유독 밀물 때의 파도가 거칠게 몰아쳤습니다. ‘위험할 텐데…’ 휴무일을 맞아 평소 친분 있던 동료들끼리 바다를 찾은 서귀포해양경찰서 소속 해양경찰관 4명은 걱정이 앞섰다고 합니다.

4명의 해양경찰관은 물놀이를 하면서도 파도가 거센 바다에서 방파제 밖으로 나가는 사람은 없는지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다행히 경찰관들이 물에 들어가 있을 땐 방파제 너머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찰관 4명이 육지로 올라온 뒤 설마 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스노클링을 하던 물놀이객 A씨가 방파제 밖 먼바다로 떠내려가 구조를 요청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A씨를 구하기 위해 A씨에게 다가간 다른 물놀이객도 함께 표류될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두 명의 익수자는 주변에 있던 안전요원에 구조를 요청했고, 이 상황을 본 4명의 해양경찰관은 재빨리 구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먼저 안전요원에게 신고를 요청한 뒤 익수자들에게 구명환을 던졌습니다.

이후 곧바로 2인 1조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양승진 순경과 김관우 순경은 육지에서 구조 로프를 당기고, 김승규 경장과 서준형 순경은 바다로 들어가 구명환을 의지한 익수자 두 명을 육지 쪽으로 이끌기로 했습니다.

바다에 들어간 김 경장은 익수자 두 명이 의지하고 있는 구명환에 구조 로프를 연결했습니다. 김 경장은 두 순경이 육지에서 당겨주는 로프를 손목에 감은 채 익수자 두 명이 매달린 구명환을 육지 쪽으로 이끌었습니다. 서 순경은 구명환 뒤쪽에서 육지로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밀어줬습니다.

25일 비번임에도 서귀포 태웃개에서 익수자 두 명을 구조한 서귀포해양경찰서 소속 해양경찰관. 왼쪽부터 김승규 경장, 양승진 순경, 서준형 순경, 김관우 순경.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해양경찰관 네 명의 환상적인 호흡에 다행히 익수자들은 다친 곳 없이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양 순경은 이끼가 낀 방파제 위에서 로프를 끌어당기다 미끄러져 머리가 2㎝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김 경장은 26일 국민일보에 구조 상황을 설명하며 “두려운 마음은 전혀 없고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습니다. 나머지 세 명의 순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 경장은 익수 사고를 발견한 직후 세 명의 순경과 ‘눈빛 교환’만으로도 일사천리로 구조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김 경장은 “익수자를 구한 적은 두 번 정도 있는데 이렇게 직접 물에 들어가 사람을 구한 건 처음”이라면서 “해양경찰로서 매년 훈련을 받아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몸에 배 지체하지 않고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해양경찰이다. 우리는, 헌법을 준수하며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한다… ‘바다의 수호자’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며 인류의 미래 자산인 해양 보전에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

이는 해양 경찰의 헌장 속 내용입니다. 근무일이 아님에도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 4명의 해양경찰관의 사연을 들으니 이 외침이 결코 가볍지 않게 느껴집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4명의 해양경찰관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보내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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