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 사료, 왜 이렇게 생겼을까? 알갱이에 숨은 과학 [개st상식]

반려동물 사료는 영어권에서 키블(kibble)이라 불리며, 다양한 형태로 제작된다. 키블 전문가들은 반려견의 체중, 구강 형태, 식습관 등 개체별 특성을 연구해 최적의 알갱이 모양을 개발한다.

반려인이 아니라면 잘 모르는 사실 하나. 반려견 사료는 다 동글납작 엇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나요? 아닙니다. 반려견 사료는 이렇게 동그란 모양부터 별 모양, 도너츠처럼 속이 비거나 원통형, 캐슈넛 모양까지 형태도, 크기도 천차만별입니다. 사료의 물리적 크기와 모양이 이처럼 다양한 이유는 뭘까요? 견종마다 구강 구조와 먹이 습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체중 3㎏ 말티즈와 35㎏ 리트리버의 사료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말티즈는 턱이 짧아 사료를 집어먹기 어려워하는 반면, 식탐이 많은 리트리버는 사료를 통째로 삼키다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모양의 사료를 제공해야 하죠.

펫푸드 기업의 연구진들은 동물 체중, 구강 형태, 식습관 등 개체별 특성을 반영해 최적의 알갱이 모양을 고안했습니다. 일례로 안내견 학교의 리트리버들은 드럼통처럼 생긴 직경 2㎝의 대형 사료 알갱이를 먹습니다. 식탐이 많은 리트리버가 씹지 않고 삼킬 수 없을 만큼 알갱이를 굵게 만들어 꼭꼭 씹어먹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반려견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사료 제작의 원리를 소개합니다.
20kg이 넘는 대형견과 5kg 미만 소형견의 사료 모형. 대형견 사료는 식탐을 억제하고, 소형견 사료는 집어먹기 편하도록 설계됐다. 로얄캐닌 제공

주둥이 짧은 시츄, 말티즈…동그란 사료는 불편해요

일반적인 사료는 납작한 원판 혹은 둥근 구슬 형태로 제작됩니다. 진돗개나 보더콜리처럼 주둥이가 긴 장두종들은 긴 주둥이를 이용해서 사료를 쉽게 퍼먹죠.

반면에 시츄, 말티즈, 불독 같은 단두종들은 이런 사료를 쉽게 먹지 못합니다. 턱이 짧고 뭉툭해서 앞니로 사료를 한알 한알 집어먹어야 하는데, 동그란 사료는 미끄러워 이빨로 집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단두종의 사료는 한 귀퉁이를 집어물기 편한 계단형 혹은 초승달 모양으로 제작됩니다.

주둥이가 짧은 단두종을 기른다면, 집어먹기 편한 계단형 혹은 초승달 형태의 사료를 고르는 것이 좋다. 로얄캐닌 제공

포메라니안, 치와와 등 소형견은 치아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작은 이빨의 틈새에 음식물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려동물용 칫솔로 끼니마다 양치해주는 것이 좋지만 사람도 매번 하기 귀찮은 양치를 반려동물에게 일일이 해주기는 정말 어렵지요.

이럴 때는 표면이 사포처럼 거칠게 설계된 사료 알갱이를 권장합니다. 알갱이가 치아 표면과 마찰하면서 치아에 낀 치석을 벗겨내고, 잇몸질환을 예방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식탐 많은 대형견…사료 모양으로 식습관 바꿔

일반적으로 대형견은 식탐이 많습니다. 사료 알갱이를 씹지도 않고 삼키다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경우도 상당하죠. 그래서 리트리버나 저먼 셰퍼드의 사료는 최대한 부피가 큰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대형견 사료는 일반적인 알맹이 사료보다 표면적이 2~3배 가량 넓다. 식탐 때문에 통째 삼키는 습관을 억제해준다. 로얄캐닌 제공

예로 들어 십자, 별 또는 속을 파낸 원통 등 복합적인 모양은 같은 무게의 둥근 원형보다 표면적이 2~3배 넓습니다. 알갱이가 크니 반려견은 통째 삼키지 못하고 잘게 씹어먹어야 하지요. 특히 천천히 씹고 포만감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원통형 사료는 일반 사료에 비해 식사 시간을 평균 80% 늦추어 대형견의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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