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이어 메모리도 중국산… 애플, 한국과 거리두기


애플이 디스플레이에 이어 메모리도 중국산 채택을 확대한다. 한국산 의존도를 줄여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처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칩4 동맹’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애플이 중국과 가까워지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7일 공개할 예정인 아이폰14에 들어가는 저장공간용 플래시메모리 공급업체로 중국 YMTC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등을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로 두고 있었다.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받는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상반기 5대 매출처 중 1곳으로 꼽힐 정도로 D램과 낸드플래시에 대한 ‘한국 의존도’가 높다.

애플이 YMTC와 손을 잡은 직접적 의도는 공급업체 다변화로 가격을 낮추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시장에서 원활한 판매를 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설립된 YMTC의 지분 중 24%는 중국 정부에서 갖고 있다. 사실상 국영기업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업체 51곳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만을 제치고 최대 공급처가 됐다.


또한 애플은 아이폰14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공급업체로 중국 BOE를 다시 한 번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BOE는 아이폰12부터 디스플레이를 납품해왔다. 하지만 아이폰13 디스플레이 납품 과정에서 설계를 임의로 변경한 것이 애플에 적발돼 이후 물량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BOE가 애플 공급망에서 퇴출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애플은 BOE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BOE를 남긴 건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어서다. 애플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삼성디스플레이에 해마다 1조원 안팎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애플이 당초 계약한 물량만큼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이 납품업체에 보상금을 지급하기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가 높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와 BOE로 공급처를 확대했지만, 아직도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절대적이다. 아이폰14의 경우 프로 모델에는 전량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이 들어간다. 일반 모델에 LG디스플레이와 BOE 물량을 일부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단가를 낮추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BOE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