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북상…尹대통령, 이번엔 밤샜다 [포착]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의 자치단체장 및 재난 관련 부처의 기관장과 전화 통화를 하며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바지가 달라졌더라. 단단히 준비를 하고 오신 것 같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5일 태풍 힌남노에 대비해 퇴근하지 않고 철야 비상대기 체제에 들어간 윤석열 대통령의 각오를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지난 5월 취임 후 윤 대통령이 청사에 머물러 철야 대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침수 피해가 컸던 지난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때 대통령실이 재난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안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상근무를 하지 않고 퇴근한 일과 재택하며 전화로 지휘한 것 등을 두고 비판이 컸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은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수석비서관들 사무실에는 간이침대까지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잠 못 드는 밤’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9시쯤 한덕수 국무총리로부터 전화 통화로 태풍 대비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오후 10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 총리는 “오늘 밤부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구조와 구급을 위한 소방과 해경, 지자체 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며 재난 현장에 군과 경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태풍 '힌남노' 대비태세를 실시간으로 챙기며 용산 대통령실에서 철야 비상대기할 예정이다.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힌남노가 내일 새벽에 한반도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 대통령은 오늘과 내일 대통령실에 머물면서 종합 상황을 보고받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저녁 불 밝힌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곧바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안보와 치안도 국민 안전을 위한 한 축인 만큼 군과 경찰은 지역별로 재난대응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가용 인력을 최대한 재난 현장에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또 “군경은 위험지역 주민들의 사전 대피를 지원하고,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신속한 응급 복구 등 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출근길에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등장한 윤 대통령은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힌남노 관련 질문만 좀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호원과 대변인,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도 모두 민방위복 차림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면 관련 준비가 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바지가 달라졌던데, 단단히 준비하고 온 것 같다”고 답했다. ‘간이침대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느냐’는 질문에는 “그거까진 제가 알아보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집중호우를 반면교사 삼았느냐’는 질문에는 “긴급한 위험이 처했을 때 국민 곁에 서 있어야 하는 공직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지금은 길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을 정도로 태풍이 근접해 있다”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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