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집중 피해… 아파트 주차장 침수, 새벽의 탈출 [영상]

경북 포항 남구 오천읍의 한 아파트에서 6일 새벽 3시 지하주차장이 침수됐다는 방송을 들은 주민들이 차량을 대피시키고 있는 모습. 독자 A씨 제공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 북상하면서 내륙지방에 쏟아진 폭우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이 때문에 이 아파트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차량 침수를 피하기 위한 피난 행렬이 이어졌다. 포항시내는 곳곳이 물에 잠기는 등 침수와 정전 피해가 잇따랐고,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날 새벽 3시 무렵 포항 남구 오천읍에 있는 1100여 가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이 침수됐으니 차량을 이동시켜 달라”는 긴급 방송이 나왔다. 영상을 제보한 아파트 주민 A씨는 “비가 물폭탄처럼 쏟아졌다”며 “새벽에 갑자기 방송이 나와 다들 차를 고지대로 이동시켰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피난 행렬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 남구 오천읍의 한 아파트에서 6일 새벽 3시 지하주차장이 침수됐다는 방송을 들은 주민들이 차량을 대피시키고 있는 모습. 독자 A씨 제공

A씨가 제보한 영상에는 아파트 도로가 침수돼 차량 바퀴가 물에 잠긴 채 운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하주차장은 이미 차량 바퀴까지 물이 차올라 더 이상 주차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인근 고지대를 찾아 어렵게 주차한 뒤 비바람을 뚫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왔다고 한다.

같은 날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새벽 4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경북 포항 179.5㎜, 경주 토함산 179㎜, 김천 158㎜, 청도 금천면 143㎜, 경주 121.3㎜ 등이었다. 포항에는 시간당 60㎜ 내외의 폭우가 쏟아졌다.

포항시 일부 대피령…침수·정전 피해 잇따라
5~6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포항 시내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폭우가 쏟아진 포항시내 곳곳은 침수와 정전 등 피해를 입었다. 포항운하를 중심으로 물이 불어나 죽도동 일대가 침수됐다. 남구 송도동 송림초등학교 주변 등 송도해수욕장 일대 해안도로와 포스코 정문, 북부시장 일부지역, 선린병원 사거리, 오천읍 원리 등도 물이 차올라 통행이 통제됐다.

포항시의 시장과 숙박시설에서 주민이 고립되는 일도 잇따랐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3분쯤 오천읍의 한 시장이 침수돼 주민이 고립됐다고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 13명과 장비 5대를 동원해 고립된 주민 5명을 구조했다. 오전 4시쯤 오천읍 한 숙박시설에서도 불어난 물로 투숙객들이 고립됐다. 이들은 현재 옥상으로 대피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6일 오전 7시쯤 포항시 북구 도로가 빗물에 잠겨 있다. 경찰청 도로교통정보 CCTV 캡처

포항시 남구 청림동, 북구 양학동 일대가 침수되면서 주민 대피령도 내려졌다. 포항시는 오전 3시41분쯤 청림동 1~7통 주민들에게는 청림 경로당과 청림초등학교 등으로, 양학동 주민들에겐 주민센터 등으로 대피하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앞서 오전 2시반쯤에는 대송면의 칠성천이 일부 범람해 주민 2000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5~6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포항 시내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병대 1사단은 이날 오전 6시5분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가 침수됨에 따라 고립이 예상되는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와 고무보트(IBS) 3대를 남부소방서에 배치했다. 해병대는 장갑차에 남부소방서 구조요원을 태워 청림초등학교 일대에 출동해 구조가 필요한 지역을 수색할 예정이다.

포항·경주, 홍수경보 발령
5~6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포항 시내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북 포항과 경주 형산강 일대에는 홍수주의보에 이어 홍수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6시10분과 20분 형산강 포항(형산교) 지점과 경주(경동대교) 지점에 내려졌던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각각 격상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형산교 수위가 계속 상승해 오전 7시 주의보수위(수위표기준 3.02m)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경동대교도 오전 7시20분 주의보수위(수위표기준 7.58m)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발령 이유를 설명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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